사진=방송화면 캡처
사진=방송화면 캡처

[헤럴드POP=박서현기자] '흑기사'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8일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연출 한상우|극본 김인영)는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드라마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을 받아들이는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전생과 200년을 넘게 살고 있는 인물들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다룬 판타지 요소가 가득해 시작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또한 '흑기사'는 극 초반 슬로베니아 로케이션 촬영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하고 탄탄했던 시작과는 다르게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의 머리속엔 물음표만 가득할만큼 갈 곳 잃은듯한 전개가 계속됐다.

이날 '흑기사'의 마지막 화에서는 소멸하는 샤론(서지혜 분)과 불멸이 된 문수호(김래원 분)의 옆에서 늙어 삶을 마감하는 정해라(신세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해라와 문수호를 죽이려고 덤벼들었던 샤론은 늙어가며 힘을 잃어갔고 결국 자신이 만든 옷을 정해라와 문수호가 태우자 소멸해버렸다. 끊임 없이 다시 살아나 전생부터 현생까지 이 커플을 괴롭혔던 샤론이 한 순간 소멸해버리는 것은 다소 큰 사이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허무함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샤론의 칼에 찔렸던 문수호는 불멸의 삶을 얻었다. 문수호가 불멸의 존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정해라와 헤어지는 방법 뿐. 그러나 문수호는 정해라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결국은 정해라만 늙어 여전히 젊은 문수호의 품에서 숨을 거두게 되는 반쪽짜리 해피엔딩을 이뤘다.

이 결말 또한 많은 시청자들은 격분할 수 밖에 없었다. 일찍이 영생을 누리던 샤론과 베키(장미희 분)은 전생에 죄를 지어 불멸의 존재가 되었던 것. 극의 주인공이자 선함의 표본이었던 주인공 문수호가 영생을 얻게 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또한 마지막 회까지 문수호와 정해라 커플은 시련을 겪었으며 결국은 정상적이지 못한 사랑을 이뤘다.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결국 찝찝한 결말로 다가왔다.

또한 '흑기사'는 주인공이 뒤바뀐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켰다. 샤론의 존재감이 점점 커져가며 극 중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모양새가 됐던 것. 샤론은 '주인공'이 됐고, 진짜 여주인공 정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잃어갔다. 이에 '흑기사'는 뒤죽박죽 섞인 복잡하고도 충격적인 전개로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김래원과 신세경, 서지혜 등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창대한 시작을 알렸던 '흑기사'. 비록 끝은 시작과 같이 창대하게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끝까지 빈틈 없는 열연을 펼쳤던 배우들은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한편, KBS2 '흑기사' 후속작 '추리의 여왕 시즌2'는 오는 28일 방송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