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다 내려놓고 즐기셨으면 좋겠다” 지난 2016년 처음 도전한 실사영화 ‘부산행’으로 좀비 신드롬을 일으키며 천만감독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연상호 감독이 신작 ‘염력’을 내놨다. 이번에는 초능력을 소재로 삼아 현실을 녹여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연상호 감독은 ‘염력’을 담백한 블랙코미디로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창작하는 사람들이라면 대학 다닐 때 메이저한 소재 갖고 B급처럼 상상 많이 해봤을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 몇 개 아이템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중에서 하나 선택했다. 되게 평범한 사람에게 큰 능력이 생기는 과정에서 유머러스하고 병맛 코미디 느낌의 상황에 메시지까지 있어 한국 사회를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염력’은 막상 베일을 벗고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고 있다. 혹평을 하는 이들은 웃긴 코미디와 진지한 사회적 메시지 사이 갈팡질팡하며 어정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그게 블랙코미디의 맛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웃음과 메시지 두 개가 결합이 되면 불편한 지점이 생기는 것 같다. 불편한 지점이 생기는 게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보는 맛인 것 같다. 편하게 웃을 수만은 없고, 그렇다고 너무 진지해지지도 않고..그래서 더 불편해지는 게 블랙코미디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두 개가 완벽하게 조화가 되는 코미디라면 사실은 블랙코미디가 아니다.”
무엇보다 ‘염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류승룡이 분한 ‘석헌’의 초능력을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해내느냐 하는 점이었다. 연상호 감독은 초현실적인 액션을 그리는 만큼 오히려 리얼하게 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CG 슈퍼바이저가 아날로그적인 걸 더 좋아하셨다. CG가 중요한데 상상만으로 그려내는 게 쉽지 않은 장면들이 꽤 있다 보니 실직적인 것들을 많이 했다. 차 구겨지는 것도 실린더 달고 구기는 등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또 ‘석헌’의 디지털 캐릭터를 신경 많이 썼더라. 한국 영화에서는 거의 처음 도전해본 걸로 안다. ‘부산행’에서는 적게 나오거나, 빨리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주인공이다 보니 더 섬세한 작업이 필요했다.”
이어 “초능력이 생기는 과정에 대해서는 몇 가지 컨셉이 있었는데 디테일하게 하는 방식이 ‘염력’의 톤앤매너에서는 중요한가 의문이 들더라. 운석, 원한, 약수 등 코드를 결합시킨 오프닝으로 전체적인 톤앤매너를 보여주고자 했다. 가벼움과 진지함을 반복하며 이상하다 느낌이 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염력’은 ‘석헌’(류승룡 분)과 딸 ‘루미’(심은경 분)라는 부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부성애에 무게를 두진 않았다. “원래는 영화에 감정폭탄, 액션폭탄 등 폭탄을 심으려는 강박관념이 심했다. 그런데 그런 걸 생각하다 보니깐 이게 끝이 안 보이더라. 이 폭탄을 나중에는 어떻게 하지 싶은 거다. 이래서는 영화를 만들기 쉽지 않을 것 같아 한 번 밍밍하고, 담백하게 키치적인 유머로 만들려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볼 땐 각을 잡아야 하고, 메시지를 얻어야 하고 부담이 생긴 것 같다. ‘염력’은 다 내려놓고 볼 수 있는 영화다. 철거민 이슈가 대두되기는 하는데 지나간 풍경에서 비슷한 걸 보면 그 이미지를 떠올려주시길 바라는 거지, 어떻게 하자라는 영화는 아니다. 편안하게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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