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극단 연희단거리패 전 감독 이윤택과 배우 조민기가 성추문에 휩싸인 가운데 배우 송하늘과 오동식 등은 직접적으로 나서 이들의 그간 행태를 고발했다.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할리우드를 넘어 국내에서도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이윤택 연출가가 습관적으로 오랜 기간 성추행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전 연희단거리패 소속배우들은 성추행 피해를 받았으며 심지어 성폭행까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윤택은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성추행은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관행, 관습적인 나쁜 행태"라고 인정했지만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도 "이 연출의 행동이 성폭력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는 해체되고, 한국극작가협회-서울연극협회 등에서 이윤택은 제명됐다.

그러나 21일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연극하는 오동식'이라고 밝힌 한 배우는 자신의 SNS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나의 스승을 고발한다. 그리고 선배를 공격하고 동료를 배신하고 후배들에게 등을 돌린다"면서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며 모든 일을 고발했다. 오동식 배우는 특히 이윤택의 성폭행 혐의와 더불어 19일에 가진 기자회견을 위해 리허설까지 진행했다는 사실을 전해 충격을 안겼다.

조민기와 관련된 상황 역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익명으로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민기 측은 "기사화된 내용 및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고, 사실무근이다"라고 반박했다. 폭로가 이어지자 "접촉은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은 격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후 청주대학교를 졸업한 신인 배우 송하늘은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고 SNS를 통해 조민기의 성추행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또한 "수차례 주위에 상담을 했지만 그러게 그 자리에는 왜 갔느냐, 왜 가만히 있었느냐하는 물음과 질책뿐"이라고 말하며 "소문이 잘못 날 게 두려워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여러 사람들의 추가 폭로 끝에 이윤택-조민기의 그간 추악한 행적이 낱낱이 밝혀졌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위험을 감수한 채 아픔을 밝히고 몸담고 있던 곳의 실체를 폭로하는 데에는 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을 터. 이들의 용기 덕분에 오랜 기간 '관습'이라는 이름 하에 폭력적으로 행해진 성추문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같은 '미투' 움직임이 촉발한 이번 문화계, 연예계 성추문 파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러지 않아야만 한다. 현재 이윤택, 조민기를 비롯해 연극 연출가 하용부, 오태석 등도 성추문에 휩싸였다. 또 다른 추가 폭로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같은 행태를 '관습'이라 주장했던 이들이 진심 어린 사과의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사진=연희단거리패, 헤럴드POP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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