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포스터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감동 속에서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게끔 만든다.

올림픽에서 ‘썰매를 탄다’라는 말은 어색하지 않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서 금메달의 영광을 거둔 윤성빈 스켈레톤 선수와, MBC ‘무한도전’에서 봅슬레이 도전을 펼치는 것을 봐왔던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썰매를 타며 하키를 한다는 것은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일이다. 당장 스케이트를 타고 역동적으로 움직여도 모자를 빙상에서 썰매를 타면서 하키채를 휘두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라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국가대표 파라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그 불가능한 이야기를 현실로 만든다. 역동적일 수 없다고 생각한 스포츠는 그 무엇보다 더 스릴감을 선사하며, 스포츠 그 이상의 감동을 선물한다.

영화 ‘썰매를 탄다’는 스케이트 대신 썰매를 이용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인 파라 아이스하키(아이스슬레지하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2012년 IPC 아이스 슬레지 하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며 기적의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과정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 많은 이들이 큰 관심을 두지 못했던 패럴림픽 종목 중 하나인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구슬땀과 애환을 그려낸다. 연출된 이야기가 아닌 실화 그대로를 담담하게 잡아내기에 이들이 써내려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더 큰 울림을 전달한다. 특히 경기 장면을 담아낼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스틸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스틸

하지만 파라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환경은 열악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실업팀 강원도청 선수들 대부분이 국가대표일 뿐이다. 선수도 부족할뿐더러 지원 역시 부족하다. 선수들은 태극기를 달고 출전하는 해외 경기에 직접 자신들이 경비를 충당해야하며, 팀 닥터도 변변치 못해 경기 중 생긴 부상은 직접 치료해야한다. 또한 썰매 장비에 금이 가기라도 한다면 직접 이를 수리해 써야하는 지경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지원이 활발한 타국의 선수들을 상대로 선수권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의 지점에 있다. 허나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자신들만의 자부심과 포부가 있다.

그렇게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은 2006년 첫 실업팀 창단 3년 만에 동계장애인올림픽 본선진출을 이뤄냈고, 이후 2008년 IPC 월드챔피언십 B-pool 우승, 2009년 패럴림픽 윈터 월드컵 우승, 2012년 IPC 월드챔피언십 A-pool 세계 2위, 은메달 수상의 영광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환대가 아닌 여전한 무관심이었다. 대다수의 대중들은 올림픽에는 열광했으나 패럴림픽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이들이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초로 세계대회 은메달을 수상한 쾌거를 이루어냈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었다.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스틸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스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복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쾌거를 이뤄낸 것이 행복했고, 국민들의 환대가 아니어도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의 환대가 있었기에 행복했다. 장애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다리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파라 아이스하키를 시작하고부터는 “그렇지 않다”고. 더 이상 장애가 생기기 전이 더 행복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직 그들은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썰매를 탄다’는 관객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지금에 만족을 하고 더 나은 행복을 찾아가라는 메시지는 스포츠가 주는 감동 속에서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그들을 장애인으로 보지만 그들에겐 장애가 없었다”며 영화가 “아이스슬레지 하키 국가대표 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는 김경만 감독. 그의 말처럼 영화의 감동이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기대케 만든다.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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