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판타지·현실 사이 균형 고민 또 고민” 충무로 멜로 장르 가뭄을 해소,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신인 이장훈 감독이다. 그는 일본 유명 소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원작으로 따뜻한 멜로물을 탄생시켰다. 특히 일본 영화와는 색다르게 풀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장훈 감독은 원작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위로받았던 것처럼 관객들 역시 자신의 영화를 통해 따뜻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이장훈 감독의 데뷔작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자체가 워낙 명작이다 보니 신인감독에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장훈 감독은 원작 소설을 통해 받았던 느낌을 스크린에 옮기고 싶었단다.
“제작사 대표님들과 시나리오 준비를 하다가 잘 안 풀렸다. 고민하던 차에 대표님들이 ‘하고 싶은 원작 있으면 가져와보라’라고 하셨다. 신인감독인데 그런 기회를 주신 거니 되게 놀랐다. 몇 가지 뽑으면서 1순위로 이 작품을 꼽았다. 오래 전 원작 소설을 읽을 당시 상황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서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어 “너무 좋아한 작품이었는데, 내가 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 개인적으론 일본 영화보단 소설이 더 좋았다. 소설 처음 읽었을 때 머릿속 그렸던 이미지들이 있었는데, 일본 영화와는 달랐다. 소설의 느낌을 담고 싶었고, 그러면서 유쾌함을 더 가져오게 됐다. 일본 영화와 가장 큰 차이는 웃음 같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 주인공이 육상선수에서 수영선수로 바뀌었다. 소지섭을 캐스팅하면서 바꿨을 거라고 추측했지만, 아니다. 시나리오에서부터 그랬고, 원작자가 이 설정을 흡족해했단다.
“다들 소지섭 때문에 일부러 수영선수로 바꾸었구나 생각하는데 아니다. 원작처럼 육상선수는 일본에서 보편적인 것인지 몰라도 우린 아니지 않나. 축구, 야구 등 다른 운동선수도 고민 많이 했는데, 수영선수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원작자가 흥미롭다며 되게 재밌어 해주셨다. 소지섭도 열심히 찍어줬는데 그의 팬분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하하.”
판타지적 설정을 바탕으로 사랑을 소재로 다루다 보니 판타지와 현실 사이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이장훈 감독은 영리하게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게 아니라 둘의 적정선을 유지했다.
“판타지이긴 하지만 공감은 가야 했다. 당연히 너무 떠있을 순 없었다. 판타지의 시작일 수 있는 ‘수아’의 첫 등장부터 최대한 판타지스럽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원작이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린 한 여자가 술 취해서 쓰러진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이게 땅에 딛지는 말자 주의였다. 판타지와 현실 사이 중간에서 절묘하게 줄을 타야하지 않나 싶었다.”
그러면서 “과거신에서 90년대 음악들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하시는데 일부러 넣지 않았다. 시대적 고증을 안 할 순 없었지만, 구체적으로 하진 않았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소품 하나하나로 재미 주는 것과는 달랐다. 반복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살아온 시기와 정확하게 겹친다. 촬영하는 과정도 즐거웠지만 다른 이들의 연애담을 참고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후반작업까지도 즐거웠다. 우리 영화를 보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소중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내가 받았던 것처럼 위로 받고 행복해지시길 바란다. 감독으로서 시작이 늦은 만큼 오래 하고 싶다. 앞으로도 재밌고, 따뜻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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