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불명확한 캐릭터..점점 명확해졌다” 배우 장동건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할 만큼 남다른 애착을 가진 영화 ‘7년의 밤’이 드디어 베일을 벗게 됐다. 장동건은 M자 탈모 헤어스타일의 외형적 변신은 물론 기존과는 결이 다른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완벽 소화, 역대급 파격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장동건은 원작을 보고 반했고, 영화화돼 ‘오영제’ 역을 맡게 되면 재밌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출연 제의를 받게 돼 신기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원작을 꽤 오래 전에 읽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오영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영화화 소식을 듣고, 또 ‘오영제’ 캐릭터 제안이 들어왔을 때 기분이 남달랐다. 신기하기도 했다. 추창민 감독님이 연출을 맡고, 류승룡이 캐스팅된 상태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이어 “원작 보고 머릿속에서 그린 ‘오영제’는 되게 샤프하고 댄디하면서 예민하고 섬세하고 사이코패스인데 섹시한 매력도 있지 않나. 원작의 심리묘사를 보면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유머러스한 면도 있다. 그런데 감독님과 처음 만나 이야기하면서 그 이미지가 완전 부서졌다”고 덧붙였다.
장동건의 말대로 영화 속 ‘오영제’는 원작과는 다르다. 기름기 있는 중년의 모습을 갖고 있는 것과 동시에 사연이 부여됐다. 장동건은 기존 사이코패스와는 전혀 다르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께서 지역사회 권력자로 기름기 있는 중년의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셨다. 살도 10kg 정도 찌우고, 의상도 힘센 사냥꾼 느낌을 원하셨다. 원작을 알고 있으니 당황스럽긴 했다. 보통 사이코패스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그것만 영화로 표현되면 설득이 덜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조금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보자고 합의가 됐다.”
추창민 감독과의 나눈 대화 끝에 새로운 ‘오영제’에 대한 동의를 하긴 했지만, 사연이 부여되면서 배우로서 표현하기엔 어려워졌다. 이에 장동건은 ‘오영제’를 점점 만들어나갔고, 결론적으론 악역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영제’는 불명확하게 시작한 캐릭터다. 다른 캐릭터들의 감정선은 어떻게 보면 행동에 대한 목적이 있어서 단순하게 이해될 수도 있다. 난 그렇지 않으니 어떤 사람일지 일단 찾아가보자 느낌이었다. 현장에서도 한 장면의 경우도 다른 감정, 다른 느낌으로 연기했다. 여러 가지 버전이 쌓여가면서 점점 명확해졌다.”
그러면서 “사람이 한 가지 이유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아니고, 복합적인 심리가 작용하지 않나. ‘오영제’는 악인인줄 몰랐을 거다. 나 역시 악역이라 생각하고 연기 안 했다. 선악에 대해 재밌는 생각거리가 많은 작품인 것 같다. 물론 원작 팬들은 처음의 나처럼 영화 속 ‘오영제’는 낯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원작과 달리 관객들에게 누구를 응원할지 모르는 딜레마를 주면 재밌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동건은 ‘브이아이피’ 홍보 당시 때부터 ‘7년의 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여한이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 대한 식상함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단다.
“내 스스로에 대한 식상함에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한 적이 있다. 그러다 ‘7년의 밤’을 찍으면서 새로운 날 발견하게 됐고,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생캐릭터, 인생작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걸 떠나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캐릭터들 중 제일 깊숙이 들어간 것 같다. 완성도, 만족도를 떠나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 후회, 여한은 없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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