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민은경 기자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영화진흥위원회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사과와 함께 혁신을 다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이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도 너무 많이 늦었다. 아직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지 않은 일도 적지 않고, 밝혀진 과오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후속조치도 턱없이 미흡하다. 부단히 되돌아보고, 통렬하게 반성하고 준엄하게 혁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오석근 위원장은 “1999년 영화진흥공사에서 민간자율기관으로 거듭난 ‘영화에 관한 지원 역할을 위임받는 범국가부문의 전문기구로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지만 정책적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 분권자율기관이자 준정부기관’이다. 하지만 지난 십년 가량 이런 중차대한 역할과는 상반된 ‘블랙리스트 실행기관’ 노릇을 했고,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9년 당시 각종 지원사업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실상 청와대와 국정원 등 정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원작(자)을 결정하는 편법 심사를 자행했다. 이는 2008년 8월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에서 주도한 ‘문화권력 균형화전략’에 따라 실행된 조치라는 분석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민은경 기자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민은경 기자

뿐만 아니라 오석근 위원장은 “이런 과정들에서 심사과정에 개입하기 쉽게 할 목적으로 심사위원 풀 구성과 심사위원 선정방식을 변경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와 관계 당국은 특정 영화인 배제 지침을 영진위에 하달하고 영진위는 각종 지원 신청작(자)에서 이 지침과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작품과 영화인을 선별해 보고했고, 관계 당국은 특정 작품의 지원배제 여부를 영진위에 통보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편법 심사에 협조할 수 있는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것은 물론 심사과저에 직간접적으로 관영해 통보받은 작품과 영화인을 배제해 영화발전기금 지원을 막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무려 56건이다. 머지않아 조사를 종료하고 발표할 문체부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목록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결과에 대해 필요한 후속 조치와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오석근 위원장은 “지난 수 년 간 자행된 블랙리스트 실행 과오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실있는 영화진흥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한국영화의 상징인 영진위 위상을 실추시켜 영화인들의 자긍심을 훼손한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참회하고 정중하게 사과한다”며 “피해자에 위원장이 직접 전화로 사과했다. 투철한 공공성에 입각한 원칙을 준수하고 다시 흔쾌한 박수를 보내주실 때까지 한 치도 방심하지 않고 영진위가 본령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보였다.

조종국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민은경 기자
조종국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민은경 기자

사무국 직제 개편 및 인사발령도 발표했다.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한 조직개편과 업무분담을 했으며 정책연구와 공정환경조성 담당 부서 위상을 강화시켰다. 기획조정본부, 경영지원본부, 지원사업운영본부, 산업기반조성본부 4개 본부 12개 팀으로 나누었다. 기존 팀 단위였던 영화전책연구원과 공정환경조성센터를 국장 직속 부서로 개편했으며, 정책연구와 공정환경조성 업무 역할을 확대했다.

전면적인 세대 교체를 이루었다. 4명 본부장 모두 40대 초중반, 연차 20년 미만의 비교적 젊고 능력있는 직원으로 선임했다. 팀장급 역시 절대다수 3급 이하, 연차 10여년의 직원들로 선임했다. 여성 중용에도 신경 썼다.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본부장/민은경 기자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본부장/민은경 기자

영진위 미래설계TF 운영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주요 내용에는 독립·예술 영화 지원, 영화산업 활성화 공정환경조성, 영화인력 직업안정, 영화 문화·교육·향유, 한국영화 국제화, 정책연구, 기술 등이 해당된다.

영화 제작 지원, 영화산업 유통 지원, 첨단 영화 기술 육성, 영화 정책 지원, 남양주 종합 촬영소 운영, 영화정보 시스템 운영 등 올해 영화진흥사업 주요 변경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시아영화진흥기구설립, 영화프로젝트파이낸싱보증을 위한 한국영화제작보증기금조성, 초·중·고 공교육 영화과목 정규화 추진, 공정환경 조성센터 고도화, 온라인 통합전산망 구축,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사업 등 새 위원회 역점 추진 과제도 알렸다.

이후 질의응답에서 김현수 본부장은 "대부분 구두로 진행돼 기록이 거의 없다. 공식적이지 않은 방법이었기에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과거사 진상 규명 및 쇄신 특별위원회가 운영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조종국 사무국장은 "과거사 진상 규명 및 쇄신 특별위원회가 곧 활동을 시작한다. 영화계로부터 광범위하게 신고 받을 계획이다. 특정 정부뿐만 아니라 이전이라도 신고를 받아 조사할 예정이다"며 "1년 활동을 잡고 있다. 단순하게 1~2달로 끝내지 않고, 밝혀야 할 문제가 있으면 면밀하게 조사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진상을 밝히겠다. 또 책임 묻는 조치 내리는 방법 강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진위 오석근 위원장, 조종국 사무국장, 김현수 본부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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