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민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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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안태현 기자]"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야 문화가 발전한다"

2018년, 독립영화가 살아남기에는 꽤나 팍팍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거대 자본을 투자한 해외 영화나 국내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리고, 남은 빈자리가 저예산 영화들과 독립 영화들의 자리다. 그들이 오롯이 고개를 내밀 수 있는 곳은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밖에 없다. 하지만 그곳들의 상황 또한 난처하다.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들의 대부분은 관객들의 수요로 인한 수익보다 정부의 지원에 더 기대야하는 현실이다. 물론 몇몇 멀티플렉스에서 독립영화들이 수요 되기는 하지만 그 역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IPTV가 그 탈출구로 제시되는 때도 있었지만, 요즈음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또한 대부분 자신들의 자본만으로 영화를 찍다보니 지원금 없이는 우선 생활을 이어가기에도 벅차다.

영화 ‘수성못’의 경우에는 KAFA 장편제작지원을 받아 제작되기는 했지만, 역시나 힘이 드는 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7,000만 원의 제작비. 중복 지원불가. ‘수성못’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꽤나 고단한 일들이 이어졌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유지영 감독은 2018년의 한국에서 독립영화를 찍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가에 대해 얘기했다. 특히나 영화 ‘수성못’을 찍을 당시에도 힘들었던 상황들에 대해 얘기하며 한국 독립 영화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첫 데뷔작이 2년 만에 정식 개봉이 되는 때. 유지영 감독의 마음은 과연 희망으로 가득 차있었을까. 미리 얘기하자면 “더욱 마음이 무겁다”가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유지영 감독은 우선 7,000만 원의 제작비로 영화를 제작하며 힘들었던 부분들은 저예산이라서 힘든 부분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얘기했다. 특히나 영화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대구에서의 촬영은 더욱 고단할 수밖에 없었다. “로케이션은 정말 힘이 들었다. 특히나 대구는 대구영상위원회가 없어서 로케이션 하나부터 끝까지 제작부가 다 도맡아서 해야 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영화가 다운그레이드 되는 부분은 항상 로케이션이었다. 처음에는 희정(이세영 분)을 수성랜드 유원지 알바생으로 시나리오에 썼었다. 낡은 놀이공원에서 알바하는 이미지가 좋았다. 하지만 수성랜드에서의 촬영이 좌절됐고 그렇게 세달 정도 메일을 보내도 안 되서 오리배 매표소로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오리배 매표소 역시도 난관이었다. 유지영 감독은 “기획서를 만들어서 오리배 매표소를 한 달 내내 찾아가서 설득했다”며 “그런데도 촬영 승낙이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그 이유는 “영화에 나오는 게 그냥 싫다고 하셨”기 때문이었다. 이에 유지영 감독은 “그걸 설득시킨다고 엄청 고생이 많았다”며 “집 헌팅도 어려웠고 골목 하나만 찍어도 민원이 들어오고 정말 힘든 점이 많았다”고 얘기했다. KAFA 장편제작과정의 특성상 중복 지원을 받을 수 없었기에 우선 난관은 모두 헤쳐 나가야만 하는 정글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자체와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촬영에 통제와 장소 제공을 해주며 그나마 숨통을 틔었다.

사진=민은경 기자
사진=민은경 기자

그렇게 모든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기만 약 2년의 기간. 드디어 ‘수성못’은 개봉이라는 빛을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영화의 이야기였다면 여기서 크레딧이 올라가고 그들의 시간은 행복하게 끝이 난다. 하지만 현실은 끊임없는 시간의 연속이다. ‘수성못’은 유지영 감독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독립 영화의 현실이 어두운 지금. 과연 유지영 감독은 한국 독립 영화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에 대해 유지영 감독은 “안타깝게도 독립 영화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상업영화의 자본은 점점 더 배가 불러지는 것 같고 커지는 것만 같고 마치 괴물 이미지처럼 잠식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조금 재기발랄하고 독립적인 B급 영화 감독들을 데려다가 기획영화 만들어버리고. 근데 저희는 독립영화하면은 돈이 없고 그렇다보니 그 상업영화로 들어가서 기획영화를 하다가 내 영화도 아니고 관객도 못 들고 또 저는 영화를 못 만드는 감독이 되는 구조들인 것 같다. 그래서 모르겠다.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저는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감독들은 반드시 세컨드 잡을 가져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저 역시도 지금 영화를 만들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또한 유지영 감독은 앞으로 다양성 영화들이 굴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지영 감독은 “어느 누구가 아니라 관객들을 위해서 지금의 영화 시장은 바뀌어야 한다”며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야 문화가 발전을 하고 문화가 발전을 해야지 결국에는 시민의식이나 정치의식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사회가 달라지는 거다. 반드시 다양성 영화들이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유지영 감독은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 영화에 굴복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독립영화 감독님들이 대부분일 텐데 (자본의 기획 영화 제안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남아야지만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유지영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자 유 감독만의 냉소어린 시선이 담겨있는 영화 ‘수성못’은 반도의 흔한 알바생 ‘희정’(이세영)이 대구 수성못 실종사건에 연루되면서 펼쳐지는 역대급 생고생을 다룬 작품. 지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우 이세영과 김현준이 출연하며, 대구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됐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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