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내일도 맑음'은 막장 드라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일드라마는 곧 막장드라마다’라는 오명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먼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막장드라마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도 2007년 방송된 SBS ‘조강지처클럽’이 큰 인기를 끌면서부터였고, 제대로 바람이 분 것 또한 2008년 방송된 SBS ‘아내의 유혹’부터였으니 말이다. 어쩌면 반짝 인기로 끝날 것만 같았던 이야기 전개였다. 그간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자극적인 설정들이 마구 들어갔으니 금방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예측들이 팽배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막장드라마는 어느 순간부터 방송가를 잠식해가기 시작했다. 자극적인 맛을 본 시청자들에게 심심하고 담백한 맛의 이야기들은 쉽게 다가갈 수 없게 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드라마들에 등장하기 시작한 설정들이 있었으니 고부갈등,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이전의 드라마들도 비슷한 설정이 주가 되지 않았느냐 반박할 수 있기도 하지만 막장드라마들은 이러한 설정과 더불어 온갖 비현실적이고 부도덕한 인물들이 출연, 비상식적인 전개를 이어가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간의 드라마에서 애용되어왔던 설정들이었던 만큼, 막장드라마로 변할 수 있는 것도 쉬운 일이었다. 그렇게 언젠가부터 많은 드라마들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닌 소재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신세가 됐다. 시청자들 또한 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하지만 어쨌든 시청률은 높게 유지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에 자극적 전개에 대해 징계 조치를 취하며 어느 정도 수위의 조정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고부갈등,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등과 같은 설정들은 드라마들에서 빠지지 않았다. 막장드라마라는 표현은 그렇게 일상화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의 드라마들은 변하지 않는 형식에 그저 인물들의 설정만 바꾸어가며 이야기를 진전시킬 뿐이다라며 비판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평일 매 저녁마다 방송되어야하는 일일드라마들의 경우,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이러한 설정이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들도 제기됐다.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들은 일일드라마에 대한 큰 기대심을 품지 않게 됐다. 그저 ‘욕하면서도 본다’라고 말할 뿐이었다.

어수선 감독 / 사진=서보형 기자
어수선 감독 / 사진=서보형 기자

KBS1 새 저녁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의 제작발표회에서도 이러한 비판의 의견이 제시됐다. 극 중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는 것이 그간의 막장 드라마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어수선 감독은 이에 대해 “출생의 비밀 자체가 막장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주된 스토리로 삼아서 밀고 가는 것과 양념으로 살짝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건강한 드라마를 중점적으로 목표하고 있기에 그런 부분은 주된 스토리로 끌고 가지 않으려 한다”고 얘기했다. 기존의 일일드라마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끌고갔던 것에서 벗어나 본래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겠다는 목표였다. 역시에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젊은 세대의 유입이었다. 이에 대해 정성효 KBS 드라마 센터장은 “요즘 젊은 층도 일일드라마와 휴먼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내일도 맑음’이 이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밝고 건강한 드라마를 만들어 그간의 일일드라마가 중장년층에 소비되었던 것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 이에 덧붙여 어수선 감독 또한 “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밝은 드라마를 추구하려한다”며 “일일연속극을 장년세대보다 젊은 세대들이 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청춘 남녀 네 명을 신중하게 매력 있는 배우들로 기용했다. 모든 세대에 소구되는 드라마가 목표다”라고 얘기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막장드라마라 표현될 수 있는 소재들에 대한 지양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들은 자극적인 이야기에 지쳐있다. 오히려 최근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과 같이 신선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원한다. 이러한 바람과 같이 건강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나선 ‘내일도 맑음’. 과연 어수선 감독의 바람과 시청자들의 바람처럼 ‘내일도 맑음’은 막장 없는 건강한 드라마로 일일드라마를 막장드라마의 늪에서 건져 올릴 수 있을까.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 담백하게 시청자들을 반길 수 있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심이 높기에 ‘내일도 맑음’에 거는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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