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13년 만에 KBS로 귀환한 김명민의 선택은 옳았다.
역시 김명민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연출 이형민/ 극본 백미경)에서 그가 내보인 연기는 시종일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성당 고해소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치는 송현철(송현철 A의 육신에 들어간 송현철 B)의 모습을 그릴 때에 김명민이 보여준 감정연기는 오롯하게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 뿐만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더불어 송현철 B의 아내 조연화(라미란 분)와의 사이를 묻는 선혜진(김현주 분)에게 이혼서류를 건네는 모습 속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뒤엉켜있었다. 쉽게 설명할 수 없을 감정. 하지만 김명민은 역시 이 모든 것을 소화해냈다. 표정뿐이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연기였다. 그렇기에 김명민은 완벽하게 송현철이라는 인물에 빠져들었다. 몸짓 하나 하나도 송현철이었다. 송현철 A의 육신에 들어간 송현철 B. 이 아슬아슬한 경계를 김명민은 연기 하나로 줄타기하고 있었다.
이런 그의 연기는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만 빛이 났던 것이 아니었다. 이미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김명민의 연기는 대중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었다. 특히 지난 1월에서 3월까지 UHD 리마스터링 되어 방영된 MBC ‘하얀거탑’에서 김명민이 내보였던 연기는 아직까지도 명품연기로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하얀거탑’이 본래 2007년에 방영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11년 동안 김명민은 변함없었다. 오히려 연기 공력이 더욱 더 깊어졌다.
그런 김명민 또한 긴 무명생활을 겪었다. 한때 연기를 포기할까 생각했던 순간들도 존재했다. 그때 김명민에게 구세주와 같은 작품이 등장했다. 바로 2004년에서 2005년 방송된 KBS1 ‘불멸의 이순신’이었다. 김명민 또한 지난 3월 ‘우리가 만난 기적’ 제작발표회에서 ‘불멸의 이순신’에 대해 “13년 전 저를 다시 연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작품이다”라며 “너무 힘들었을 때 저를 붙잡았던 작품이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큰 애착이 있었다.
그렇기에 덩달아 ‘우리가 만난 기적’에 대한 기대 또한 더욱 높아졌다. ‘불멸의 이순신’ 이후 김명민이 KBS에서 13년 만에 드라마를 맡게 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아쉽게도 김명민은 KBS와 큰 인연을 만들지 못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면서 김명민은 MBC ‘하연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개과천선‘, SBS ’드라마의 제왕‘, ’육룡이 나르샤‘ 등에 출연하며 KBS의 드라마에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그런 의미에서 김명민에게 더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
그렇기에 김명민은 ‘우리가 만난 기적’의 타이틀롤을 맡으며 “어마어마한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아직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머릿속은 항상 고민으로만 채워진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최선의 결과는 지금의 ‘우리가 만난 기적’ 속 김명민의 모습이었다. 송현철의 심란한 내면. 이를 누구보다 완벽하게 살려내는 김명민. ‘우리가 만난 기적’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식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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