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스토리
사진=에이스토리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우리가 만난 기적'을 끌어가고 있는 송현철은 도대체 누구인가.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미할 뿐일까.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KBS2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연출 이형민, 조웅/ 극본 백미경) 속 송현철(김명민)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자연스레 들게 되는 생각이다.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것도 억울한데 그 이후 복잡하게 얽히게 된 삶을 혼자 풀어나가는 모습들이 연속되니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밖에 없는 반응이다. 전형적인 고구마 전개이고, 더 나아가다 보면 막장드라마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문제다. 다른 남자의 육신에 들어가 과거의 인생을 버리고 더 잘난 인물의 삶을 살고자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에이스토리
사진=에이스토리

하지만 해석의 시각을 달리 하면 ‘우리가 만난 기적’은 굉장히 현실적인 드라마라고 바라볼 수 있다. 더욱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송현철의 행동 또한 충분히 공감하고 함께 고찰할 수 있는 문제로 발전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선행되어야 할 점은 인물 관계의 정리다. 복잡하게 얽혀진 이들 관계의 핵심은 결국 송현철이다. 송현철B(고창석 분)가 송현철A(김명민 분)의 육신에 들어가 송현철C라는 또 다른 자아가 생겨버렸으니 말이다. 결국 세 가지 방향으로 인물들을 해석하고 이야기를 해석해야 하는 것이 옳다. 다행히도 ‘우리가 만난 기적’은 이들 자아에 따른 행동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분석이 수월하다. ▲송현철A : 신화은행 지점장, 선혜진(김현주 분)의 남편. 송강호(서동현 분), 송미호(김하유 분)의 아버지.

송현철A의 삶은 영혼이 바뀌기 이전 독불장군의 인생이었다. 속물적인 근성으로 가득 차있고 가정에서도 권위만 내세운다. 그렇기에 당연히 선혜진과의 결혼생활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내연녀 곽현주(윤지혜 분)가 존재했고, 철저하게 사회의 모습과 가정의 모습의 구분이 명확했다.

사진=에이스토리
사진=에이스토리

▲송현철B : 중화요리 전문점의 주방장. 조연화(라미란 분)의 남편. 송지수(김환희 분)의 아버지.

굳이 송현철A와 비교하지 않아도 송현철B의 삶은 화기애애했다. 가족이 항상 1등이었고, 아내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한 눈판 적이 없는 성실한 가장이었다. 하지만 신입 저승사자 아토(카이 분)의 실수로 사망을 했고, 급히 이를 바로잡기 위해 부활을 시도했지만 가족들이 성급하게 화장을 해버려 결국 송현철A의 육신에 빙의하여 부활하게 됐다. 이후 이 모든 상황을 돌려보기 위해 조연화와 송지수에게 상황을 알려보지만 믿어주는 이는 없었다. 최근 전개에서 조연화와 송지수 모두 이 상황을 알아차렸고, 선혜진 역시 송현철A가 사실은 송현철B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송현철의 상황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

사진=에이스토리
사진=에이스토리

▲송현철C : 송현철A의 기억과 송현철B의 마음이 혼재하게 된 인물.

육체임대의 부작용이 일어났다. 아무리 송현철B가 자신의 기억을 가지고 타인의 몸에 들어 간다하더라도 이 인물의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송현철A의 기억과 송현철B의 육신이 섞여버렸다. 이러면서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 송현철A의 기억 속 선혜진의 인생은 불행했고, 그렇기에 송현철B의 따뜻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미안함을 갚아야 했다. 하지만 송현철B를 잃고 너무 불행해진 조연화가 존재했다. 결국 송현철C는 이 두 인물 관계에 중심에 서있어야 했다. 송현철B의 잘못이 아니었다. 송현철A의 육신이 깨끗하게 리셋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처럼 비현실적으로 시작한 ‘우리가 만난 기적’의 현재의 진행방향은 꽤나 현실적이다. 인생이 부활하는 것은 신의 힘이 있었지만 인생에서의 길을 선택해 나가는 것은 결국 한 인간의 문제였고, 그런 선택들이 어우러져 삶이 된다. 선혜진과 조연화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가 만난 기적’은 그저 선택의 문제다. 불륜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고, 로맨스라 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해석의 차이다. 송현철C의 상황은 완전히 상반된 인물들이 합쳐져버린 상황이니 말이다. 종영까지 이제 단 2회를 남겨뒀다. 어떤 한 선택이 옳다고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송현철C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혹은 또 다른 기적(송현철B의 새로운 부활)이 일어나거나 말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