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① 에 이어..)
손예진이 소지섭, 정해인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하얀거탑' '아내의 자격'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 연출하는 작품마다 큰 화제 속 성공을 거둔 안판석 PD. 손예진은 안PD가 아니었으면 드라마에 복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밝혔을 만큼 그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다만 안PD가 리허설도 없고 원샷원킬로 촬영을 끝내는 성향이었기에 촬영 현장은 타 드라마와는 전혀 달랐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손예진은 이에 대해 "감독님께서 '대사 안 외워도 된다' '대사를 외우지 말고 카메라가 안 보이는 곳에 써두고 모르면 슬쩍 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게 대사를 외우지 말라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대사를 인지하면 전형적인 연기가 나오게 된다. 인지하지 않고 대사를 치는 연기방식이었던 거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이어 "그래서 마음을 놓고 촬영장에 갔는데 다 원싯원컷이었다. 해인씨랑 '다른 건 다 지키셨는데 대사 외우지 말라는 것 만큼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원싯원컷만에 끝나야 해서 처음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큰일났다 했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 익숙하고 편해졌다"고 고백했다.
"리허설을 안 하는 것도 큰 거였는데 이 대사만 해야 하고 이런 것도 없었다. 일상적으로 나눌 수 있는 대사가 많았어서 애드리브도 가능했다. 보통은 신마다 개연성을 생각하는데 저희는 그런 지점을 배제하고 싶었다. 우리 인생이 그렇지 않나. 싸워서 괴롭다가도 낄낄거리고. 그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녀의 말대로 '예쁜 누나'는 우리네 인생 그 자체였다. 리얼리즘을 넘어선 하이퍼 리얼리즘. 하지만 판타지적 요소가 배제된 현실 그 자체의 이야기는 드라마 장르의 특성에 비춰봤을 때 한계점에 다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걱정도 있을 법했다.
"처음 저희들이 했던 얘기가 암 같은 극적인 상황을 다 빼고 16부를 할 수 있을까였다. 8~10부까지는 가능한 것 같다. 단지 사랑 이야기로 16부까지 가는 게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 그런데 루즈한 전개처럼 느껴질수도 있지만 극적인 몰입보다는 똑같은 장소, 똑같은 이야기 거기에서 오는 미묘한 차이를 주고 싶으셨던 듯했다. 극적인 장치들 없이 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손예진은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연상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데 이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서는 연하 정해인과 연인으로 연기했다. 그녀는 소지섭과 정해인이 정말 다르다며 함께 연기한 후 느낀 차이점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소지섭 오빠와 정해인 씨는 일단 극명하게 다르다. 영화와 드라마가 주는 환경이 다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우선 지섭오빠는 진짜 오빠같다. 실제로 17년 전 제 데뷔작에서는 제 오빠이기도 했다. 이번에 재회한 지섭오빠는 영화 속에서 남편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우진이랑 심지어 (성격도) 비슷하고 든든하고 뒤에서 다 챙겨주는 스타일이라 진짜 듬직한 오빠같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이어 정해인에 대해 "반면 해인씨는 이제 첫 주연을 맡은 후배이고 내가 보호해주고 챙겨줘야 할 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정말 극명하게 다른 지점이 있었다"며 "저는 여태까지 항상 막내였고 나이 차 많은 선배들과 함께 했다. 저도 그렇게 겪어왔으니까 해인씨의 그 마음을 너무 알았기에 '잘하고 있어'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선배가 저를 바라보는 마음이 저 마음이었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올 전반기는 손예진이 꽉 잡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모두 활약한 그녀에게 이번 봄은 어떤 느낌일까.
"너무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2018년 봄을 잊지 못할 듯하다. 저희 작품이 영어로는 'Something in the rain'인데 지구 이상기온으로 비가 장마처럼 왔다. 그래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연애 이전, 연애를 하는 중, 헤어지고 다시 돌아왔을 때 다 비가 왔다. 개인적으로 봄비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봄비가 많이 온 건 처음인 것 같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2018년 비 오는 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팝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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