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더 이상 사전제작드라마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오랜 시간 전부터 한국 드라마 시장의 제작방식에 대해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어왔다. 그럴 때마다 항상 부각되던 문제점이 있었으니 바로 생방송과 같은 촬영 행태였다. 대본이 모두 채나오지도 않은 상황부터 촬영에 돌입해 이윽고 방송을 시작해버리니 방송 중반부터는 대부분 방송 직전까지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철야 제작은 기본이었고, 후반작업 시간이 부족해 편집이 덜 된 상태로 방영이 되는 상황도 부지기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안전 또한 보장될 수 없었다. 촉박한 시간에 쫓겨 우선 촬영부터 마쳐야 되는 상황이었으니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제작환경을 바꾸기 위해 제기됐던 방식은 사전제작이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에 사전제작 시스템이 안정화되어있었고,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이뤄지는 생방송 촬영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쉽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광고 수주를 비롯해 투자, 편성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걸쳐있었기 때문. 또한 사전제작드라마의 경우 즉각적인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다는 단점과, 편성이 밀려지는 경우 이미 다른 작품에서 소재를 선점해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시청률로 직결됐고, 앞서 수많이 도전되어왔던 사전제작드라마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역전시킨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KBS2 ‘태양의 후예’였다. 중국 시장 수출을 위한 목적으로 사전제작을 도입한 ‘태양의 후예’는 방영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대 히트를 쳤고, ‘사전제작드라마는 망하기 십상’이라는 방송가의 떠도는 풍문 같은 공식을 깨부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어 많은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제작되어왔고, KBS2 ‘함부로 애틋하게’, ‘화랑’, SBS ‘사임당-빛의 일기’, JTBC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등의 작품들이 사전 제작되어 방영됐다. 이들 중 몇몇 작품들은 큰 흥행을 이끌기도 했지만, 몇몇 작품은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 이러한 것은 결국 드라마의 흥행과 부진이 사전제작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콘텐츠의 질이 시청자를 끌어들이는데 큰 영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 덕분일까. 방송가에서 드라마들의 사전제작이 더욱 활성화됐고, 현재도 많은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 격인 작품이 JTBC ‘미스 함무라비’. 약 90%의 촬영을 마무리하고 방송을 시작한 ‘미스 함무라비’는 사전제작의 특성인 높은 완성도와 남다른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냈고, 곧 이는 시청률로 이어지는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5일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의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5.1%. 월, 화 오후 11시 방송이라는 편성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종합편성채널에서 이러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미스 함무라비’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KBS2 ‘너도 인간이니?’ 역시 높은 완성도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작품 중 하나. 100% 사전 제작된 ‘너도 인간이니?’는 오랫동안 2년의 기획과정을 거치고 제작한 드라마인 만큼 스토리의 완성도를 내보였고, 후반작업에 쏟은 오랜 시간만큼의 퀄리티를 내보였다. 특히 1부와 2부에서의 로봇 CG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기도. 이처럼 사전제작드라마의 높은 완성도는 곧 드라마의 품격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7월 방송예정인 tvN ‘미스터 션샤인’ 역시 사전 제작된 드라마. 앞서 ‘태양의 후예’와 tvN ‘도깨비’로 대히트를 쳤던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이미 티저를 통해 높은 완성도의 영상미를 예고하고 있어 기대를 자아낸다.
더불어 tvN ‘백일의 낭군님’, 편성미정인 ‘사자’ 등 더욱 많은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올 해 하반기 방송을 앞두고 있고,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또한 제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팔을 벌려 반길 일이다. 더 양질의 콘텐츠를 높은 완성도로 만나볼 수 있을뿐더러 사전제작의 특성상 탄탄한 스토리가 우선되지 않을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중·하반기 라인업을 탄탄히 하고 있는 지금, 과연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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