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령, 이주영, 손담비, 조민수/사진=헤럴드POP DB
배우 김성령, 이주영, 손담비, 조민수/사진=헤럴드POP DB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시나리오상 남성 캐릭터를 여성 캐릭터로 바꾸며 '신의 한 수'라는 평을 얻고 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기록을 세운 영화 '독전'의 김성령, 이주영, 전편 '탐정: 더 비기닝'의 최종 스코어를 뛰어 넘은 속편 '탐정: 리턴즈'의 손담비, 개봉 6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승승장구 중인 '마녀'의 조민수가 극중 맡은 역할 모두 원래는 남성 캐릭터였다.

먼저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 김성령과 이주영은 '독전'에서 각각 마약 조직 후견인 '연옥', 마약 제조에 있어 천재적 기술을 가진 농아남매 중 여동생인 '주영'으로 분했다. 무엇보다 '독전'은 주인공 '원호'(조진웅)가 게임 속 도장깨기하듯 '이선생'을 쫓아가는 과정이 핵심인 가운데 '연옥'이 발화점이라면, 농아남매는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하는 긴장감 사이 쉬어갈 수 있는 쉼표다.

두 캐릭터 모두 남성 캐릭터였지만, 캐릭터 자체에 어울리는 배우로 김성령, 이주영을 떠올리며 이해영 감독은 과감히 여성 캐릭터로 변경해 캐스팅했다. 김성령, 이주영 모두 비중은 크지 않지만,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독전' 이해영 감독은 헤럴드POP에 "'연옥' 역에 남성 캐릭터 그대로 고민해봤는데 어떤 배우도 신나지 않더라. 한참 동안 고민하다 김성령과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아 발상을 다르게 해보자 싶었다.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김성령을 모시려는 마음이 컸다"며 "이주영도 비슷한 경우다. 원래 형제라 김동영 먼저 생각했는데, 어떤 남자배우를 붙여도 재미 없더라. 오디션을 본 이주영이 생각나 발상을 다르게 해보자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독전', '탐정: 리턴즈', '마녀' 포스터
영화 '독전', '탐정: 리턴즈', '마녀' 포스터

손담비 역시 마찬가지다.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탐정사무소를 개업,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범죄추리극 '탐정: 리턴즈'에서 손담비는 '윤사희' 역을 맡아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손담비의 캐릭터 역시 시나리오에서는 남성 캐릭터였으나, 여성 캐릭터로 바꿔 손담비를 발탁했다. 더욱이 그는 화려한 액션까지 선보이며 서늘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은 헤럴드POP에 "원래는 남성 캐릭터였다. 할리우드 트렌드상 여성 액션이 대세이지 않나. 시나리오를 받아봤을 때 뭔가 다 남성 캐릭터이기도 했고, 재밌는 부분을 만들고 싶었다. 캐릭터 성별만 바꿔줘도 느낌이 달라져서 과감히 성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 조민수는 '마녀'에서 '자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박사 '닥터 백' 역을 맡았다. '닥터 백'도 마찬가지로 남성 캐릭터였으나, 조민수가 연기하게 됐다.

조민수는 "박훈정 감독님께 시나리오 받았을 때 제일 좋았던 건 내 캐릭터가 남자배우한테 갈려던 거였는데 여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며 "그 캐릭터에 얹혀서 날 생각해주신 게 고마웠다. 남자들은 화법이 다르지만, 바꾸지 말라고 부탁 드렸다"고 알렸다.

이처럼 김성령, 이주영, 손담비, 조민수는 기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이 바뀐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소화, 식상할 수 있는 캐릭터의 매력지수를 높이며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특히 충무로에서 귀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의 탄생에 관객들은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에서 오는 색다른 시도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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