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허스토리'가 호평에도 상영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영화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민규동 감독의 신작이다.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하는 이 기특한 영화를 위해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등의 배우들이 똘똘 뭉쳐 진정성 있는 열연을 펼쳤다.
'허스토리'를 관람한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찬사를 보내고 있다. 기존 위안부 소재의 영화들과 달리 과거 상황이 아닌 할머니들 개개인의 현재 삶을 비추며 아픈 상처보단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당당한 용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무겁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내 스며들듯 울림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화, 교육, 법조계에 이어 정계까지 각계각층에서 '허스토리'를 향한 응원을 쏟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주어진 상영관이 너무나도 적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9일 '허스토리'의 스크린수는 279개, 상영횟수는 425번이었다.
개봉 7일 만에 전편을 뛰어넘으며 승승장구 중인 '앤트맨과 와스프'의 경우는 스크린수 1579개, 상영횟수 8986번이었다. 물론 지난 2월 '블랙 팬서', 4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어 선보이게 된 마블 영화인 만큼 개봉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모은 데다, 관객들의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아 '앤트맨과 와스프'에 몰아준 영화관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허스토리'는 관객들이 지지하고 있는 영화임에도 개봉 2주도 안 된 시점에 교차상영에 돌입해 의아함을 자아낸다. 300개 가까이 되는 스크린수가 확보됐으나 이마저 조조 아님 심야에 배치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영화관으로부터 완전히 외면을 받은 것이다.
개봉 후 관객들이 찾지 않는 영화가 막을 내리는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허스토리'는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음에도 퐁당퐁당 상영의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선택하는 게 이치겠지만 '허스토리'처럼 의미 있는 작은 영화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국내 극장가의 다양성은 더욱 침해되고 말 것이다. '허스토리'는 우리 모두 알아야 하는 현재진행형 역사를 담고 있다. '허스토리'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원성이 크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상업성에만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는 극장가의 현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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