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한상진에게 ‘인형의 집’은 일일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도전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연출 김상휘/ 극본 김예나)에서 배우 한상진의 모습은 그간의 작품들에서 보였던 그와는 전혀 달라져있었다. 극중 최연소 사시 패스 출신으로 뼛속까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장명환 역으로 완벽한 악역 변신에 도전한 것. 또한 데뷔 이후 첫 일일드라마 도전이라는 의미까지. 한상진은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인형의 집’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쳤고, 덕분에 ‘인형의 집’은 종영까지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최근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한 식장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한상진은 이러한 ‘인형의 집’에서 악역 연기에 도전하며 “배우로서 다양한 폭을 넓혔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분명 SBS ‘육룡이 나르샤’와 전작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에서도 악역 연기를 맡았음에도 이번 작품에서의 악역 연기가 더 큰 의미로 작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상진은 캐릭터가 가지는 차이가 존재했다고 얘기했다. “전작들은 어떻든 정의로운 사람이었고 나라를 위한 사람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놈이었다. 물론 극 중에서 가족들 생각하는 것도 있었지만 저런 놈이 있나 할 정도였으니깐 말이다. 하하.”
이러한 의미 외에도 ‘인형의 집’은 한상진에게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일일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작품의 전개에 대한 것이었다. 물론, ‘인형의 집’은 그간 일일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총격 장면 등의 등장으로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한상진은 이에 대해 “새로운 것에 도전한 의미가 있다”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일드라마가 스릴러를 표방했다는 건 대단한 거다”라며 “물론 막장드라마라고 볼 수는 있지만 세상에는 이 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많다. 오히려 드라마가 현실을 못 따라가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현실에서 더 막장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래도 저희끼리 노력한 부분도 녹아들어있다. 한국적 정서에서 총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하는 고민도 있었다. 권총으로 해야할까 하다가 권총은 한국적 정서에서 불가능하다고 접었다. 그러면 항구 가서 사서 가야하나 이렇게 고민하다가 총포사에 가서 총을 구했다고 치자고 했었다. 감독님의 해석도 있었다. 작가님이 써주셨으니깐 최대한 그에 맞게 표현하려 했다. 감독님들께 개인적으로 감사한 게 일일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야외 장면 준비를 많이 하셨다. 촬영 시간은 12시간인데 준비 시간이 꽤 길었다. 일일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퀄리티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유의 드라마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어 한상진은 ‘인형의 집’을 통해 일일드라마에 대해 가지는 다수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니시리즈와 영화에 비해서 저평가 받는 일일드라마에 대한 편견이었다. 한상진은 “주변에서 일일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미니시리즈도 할 수 있고 영화도 할 수 있는데 왜 연속극을 하고 그래’라고 말하더라”며 “그래서 나는 '아니 연속극'을 하면 안 되는 건가 생각을 했다”고. 특히 한상진은 “예전에 관객 두 명 놓고 연극해본 적도 있는데 사람들의 판단 자체가 ‘왜 이렇지’라는 생각도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이에 그는 ‘인형의 집’을 하면서 느꼈던 일일드라마가 대단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저희 작품을 보면 배우들이 연기를 다 잘 한다”며 “최명길 선배님, 왕빛나, 박하나 세 분의 연기는 호흡이 정말 정확했다. 일일드라마는 일주일에 150분 나간다. 영화 한 편 이상이다. 그런데도 호흡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들 센 역할인데 평소에는 너무나 편하게 있더라. 진짜 프로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이어 한상진은 “예전에 이순재 선생님이 그랬다. ‘가장 똥배우가 자기 눈물 연기 한다고 움직이지 마’ 하는 거라고. 정말 그런 건 말도 안 된다”며 “저희 현장은 정말 전쟁터다. 배우들이 슛하면 바로 눈물을 흘린다. 그걸 보면서 ‘정말 잘하는 분들이구나’ 느꼈다”고 얘기하기도.
덕분에 한상진은 “연기에 대한 초심을 찾게 됐다”며 “배우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동안 제가 허풍선이었구나를 느꼈다”고. 이러한 마음의 변화는 곧 연기 열정으로 이어졌다. 그는 “연속극을 하면 대본을 최소한 한 번 더 보게 된다”며 “예전에는 대사가 이상하면 바꿔서 해볼까 캐릭터대로 해볼까 했는데 여기는 끝까지 도전해봤다”고 얘기하며 ‘인형의 집’에서 장명환 역을 연기하며 최선을 다했던 부분에 대해 얘기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연기를 해가는 과정인데 대학교 때, 배우를 꿈꿨을 때, 대중에게 사랑받는 꿈을 꿨을 때, 대사 한 줄 놓고 엄청 고민하고 일주일 내내 고민했던 때가 초심이다. 그런 초심을 찾게 됐다”고 말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일일연속극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가지고 시작한 ‘인형의 집’. 그런 한상진의 열정 덕분일까. 혹은 한상진의 초심을 되찾게 해준 동료 배우들 덕분일까. ‘인형의 집’은 방송 내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간의 일일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장르를 펼쳐내 화제를 이끌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막장이라고 할지 몰라도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들은 그 누구도 쉽게 넘겨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일일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한 한상진. 연기와 작품에 대해 남다른 한상진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구석이었다.
([팝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