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소소하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다.
KBS2 수목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연출 전우성, 임세준/ 극본 황영아)는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장르드라마들이 대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시기에 화려한 액션도, 큰 사건도 존재하지 않고 그렇다고 자극적인 소재로 빠른 전개를 펼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큰 매력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하며 ‘순수함’을 얻었다. 아이러니하게도 MSG도 없고, 공해도 없다는 그 이유만으로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허나 시청률만을 바라본다면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다소 아쉬움이 많이 묻어나오는 작품이다. 지난 1일 방송된 17회, 18회가 기록한 시청률은 각각 전국기준 3.0%와 3.2%(닐슨코리아 제공). 이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5, 6회가 각각 5.3%, 6.4%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MBC ‘시간’ 5, 6회가 각각 3.1%, 4.0%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자면 지상파 3사 중 꼴찌에 머무르고 있는 수치다. 지난 26일 방송에서도 지상파 수목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보였던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신의 하우스헬퍼’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이 무색한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소소한 힐링을 전하는 소품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일상에 지쳐 자신이 갈 곳을 정확하게 찾지 못하는 어지러운 머리를 가진 이들의 집을 청소해주면서 그들의 제자리를 찾게 해준다는 하우스헬퍼 김지운(하석진 분)처럼,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힘든 일상에서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을 때, 그 막막한 상황에 단비와 같은 위로를 던진다. 누군가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는 얻을 수 있는 법이다.
또한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어떻게 사회에서 우리가 자존감을 상실해가는 지를 아주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는 결과만 중요시 여겼던 사회에게 과정의 문제를 복기시키게끔 만든다. 정직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턴 임다영(보나 분), 자신의 꾸며지고 거짓된 모습만을 보여주기 원하는 윤상아(고원희 분), 과거의 트라우마로 남자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한소미(서은아 분)까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인 줄만 알았던 이러한 것들에 대해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정리해야 할 것들이라고 말한다.
이는 아버지의 유품을 마지막까지 모두 간직하고 있는 임다영의 모습과도 같다. 사람은 변화를 지향하지만 현 상황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간직하고 있는 존재다. 하지만 삶은 유동적이어서 손톱을 깎고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손톱깎이나 주머니에서 흘러내린 동전이 박힌 소파나, 빠진지도 모른 채 쌓여가는 바닥의 머리카락들처럼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에서 과거에 머무른 채 현재를 방치하면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때부터는 새로운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
결국 ‘당신의 하우스헬퍼’의 정리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에 대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큰 사건들이 주를 이루며 강하게 전달하는 의미보다는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김지운이 인물들의 힘든 삶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시청자들에게 그간 살아온 과정을 복기시킨다. 그러면서 잘못 살아온 것이 아니라 너무 어질러진 것 뿐, 다시 정리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소소하지만 가장 힘이 되는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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