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고승아 기자] "스스로 돌아볼 기회 준 '미스 함무라비'..감동의 시간이었죠." 딱딱한 표정으로 긴 머리에 안경을 쓰고 키보드를 치는 이도연. 이엘리야는 JTBC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를 통해 전작에서 보여준 새침한 악역이 아닌 일 잘하는 속기사 도연으로 분했다. 성공적인 그의 변신에 모두들 호평을 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엘리야는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전하며 연기 생활을 되돌아봤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따뜻한 드라마를 함께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저에게도 감동의 시간이었어요. 드라마가 품고 있는 따뜻한 결처럼, 보시는 분들도 그걸 잘 간직해주셨으면 해요."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미스 함무라비'는 이상주의 판사와 원리원칙주의자인 판사, 현실주의 부장 판사가 있는 민사 44부를 배경으로 가장 일상적인 사건을 그려냈다. 주변에 있을법한 사건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깨달음을 안겼다. 그중 이엘리야는 민사 44부의 속기 실무관으로 유능하면서도 베일에 싸인 이도연 역으로 분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촬영할 때보다 방송에 나온 결과물을 보면서 더 와닿을 수 있게 표현이 됐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도 제가 '미스 함무라비'에 이도연이라는 인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모니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되새기면서 시간을 가졌죠"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드라마를 통해 스스로 질문할 수 있던 기회가 생긴 것에 대해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가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게 달라져야 할지는 스스로 드라마를 통해 느낀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며 앞으로 찾아가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자체를 스스로 되돌아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미스 함무라비'는 나와 이웃,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화두를 줬죠"라며 드라마가 가진 특별함을 설명했다.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극 중 멋있고, 일 잘하는 모습을 가진 속기 실무관 도연이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이 멋있었다는 이엘리야. "캐릭터 변신을 할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도연이 역을 연기하면서 사람들에게 호감과 좋은 이미지를 안길 거라곤 생각을 하나도 안 했죠. 근데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님이 도연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해주셨죠. 저는 항상 해왔던 연기를 똑같은 마음으로 했는데 많은 분이, 특히 여성분들의 좋은 반응이 신기하기도 했어요."

또한 "작가님이 저와 얘기를 하며 제 모습을 도연에 많이 투영해주신 것 같아요. 물론 작가님도 많이 투영된 것 같아요. 작가님 배려 덕분에 저와 가장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저도 도연이처럼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 특히 사람에 대한 관심과 시선도 저와 닮았죠. 저도 언젠간 도연이처럼 진짜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꿈도 있어요."

이엘리야는 데뷔작 tvN '빠스껫 볼'을 통해 곽정환 감독을 처음 만났다. 그 후로 5년여의 세월이 흐른 뒤 이번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다시 재회하게 된 터. 초심과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단 마음이 공존했단다.

"사실 전 스스로 많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해 지키고자 했던 마음은 변하지 않았죠. 근데 감독님을 오랜만에 뵈니 저도 뭔가 바뀌었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감독님께 초심, 그리고 초심 이상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무서움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마음이었어요. 너무 안 변해도 안 될 것 같았어요. (웃음)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 고민과 집중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이엘리야/사진=서보형 기자

또한 올해로 데뷔 6년 차에 접어든 이엘리야. 어느덧 20대의 마지막 나이에도 접어들었다. 나이 얘기를 꺼내자 "전 사실 숫자에 대한 개념이 없어요"라며 웃어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더 많아요. 전 많은 꿈을 지키는 소녀와 배우와 어른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에요. 어느 부분에선 성장하고 있지만 앞의 숫자가 어떻든 삶을 진실되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서른이 되고 싶어요. 나이에 대한 그런 마음은 없어요."

오히려 이엘리야는 20대의 마지막에 이도연을 만나 행복했다고 털어놓으며 "사람으로서 당연히 사랑받고 호감 받을 수 있는 인물을 한다는 게,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전 오랜 기다림 끝에 느낀 행복감이었기 때문에 더 크게 와닿았죠. 너무 감사해요. 사실 사랑받고 싶단 생각이 계속 들지만 앞으로 어떤 인물이든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어요"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