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첫사랑을 소재로 설렘에 충실하면서도 현실성을 더했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좀처럼 타이밍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 ‘건축학개론’ 이후 6년 만에 나온 첫사랑 로맨스물이다.
우선 비주얼적으로 합격점이다. 사랑스러운 박보영, 훈훈한 김영광이 처음으로 연인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영화 ‘늑대소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로맨스 퀸으로 자리매김한 박보영이 이번엔 특유의 사랑스러움에 깊은 감정신을 통해 웃음기 없는, 정적인 모습까지 담아냈다.
박보영 스스로도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너의 결혼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전작들이 판타지 설정의 로맨스물이었다면, ‘너의 결혼식’은 현실적인 로맨스로 한층 더 높은 공감을 자아낸다.
김영광은 영화 속 캐릭터 그 자체로 거듭났다. 이석근 감독, 박보영은 ‘우연’이 김영광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석근 감독은 김영광을 믿고 캐릭터를 김영광화시켰고, 김영광은 전작들에서의 차가움에서 벗어나 귀여운 직진남으로 거듭났다. 김영광의 능청스럽고 순수한 변신은 여심을 뒤흔들기 충분하다. 이처럼 두 사람의 환상적인 케미만으로도 안구정화와 함께 힐링을 안겨다 준다.
여기에 강기영, 장성범, 고규필 등 감초들의 활약은 중간 중간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또 서은수, 송재림, 신소율, 김현숙, 임형준 등의 신스틸러들도 총출동해 극의 밝은 톤에 힘을 실어준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생, 사회 초년생까지 이어지는 남녀의 연대기를 통해 다채로운 감정을 담아냄으로써 여느 로맨스물과는 차별화했다. 또 공중전화, MP3 플레이어, 게임기 등 그때 그 시절 소품들을 통해 추억을 소환시킬 수 있다.
서툴지만 풋풋했고, 사랑했지만 좀처럼 타이밍 맞지 않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연애세포를 자극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겪어봤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너의 결혼식'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특히 서로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현실적인 남녀 캐릭터, 평범한 에피소드들은 관객들의 실제 연애담과 오버랩시키며 몰입도를 향상시킨다.
다만 연대기를 다루다 보니 감정이 깊이 있게 이어지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또 다소 유치한 설정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남성 중심의 자극적인 영화가 쏟아지는 충무로에서 오랜만에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연출을 맡은 이석근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서른이 될 즈음까지 긴 시간의 관계를 통해 연애의 순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점점 성장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설렜던 첫사랑부터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인연들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 여름 극장가 유일한 로맨스로써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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