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빈/사진=엣나인필름
성유빈/사진=엣나인필름

[헤럴드POP=천윤혜기자]"민감한 소재, 미화시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야말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영화 '살아남은 아이'는 제 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서 공식 초청을 받은 데 이어 제20회 우디네극동영화제에서 화이트 멀베리상을 수상했다. 해외 유수의 언론들은 '살아남은 아이'에 대한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살아남은 아이'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을 수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장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살아남은 아이'가 세계 영화인들에게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배우들의 밀도 깊은 연기력이 큰 몫을 차지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아역이 아닌 주연 자리에 처음 도전한 성유빈은 친구 대신 살아남은 아이 기현 역을 맡아 섬세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연기를 해냈다. 2000년생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의 연기력으로 세계 영화인의 주목을 이끌었다.

최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성유빈은 "너무 감사했다. 감독님을 비롯한 배우분들 모두가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세계 영화계의 호평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머릿속에 잘 그려지는 여운 남는 영화를 보고 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후 촬영을 하고) 영화를 4~5번 정도 봤는데 볼 때마다 좋더라.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2번째 볼 때 더 좋았다. 3~4번째부터는 제 위주로 보면서 '그래 그 때 이런 일이 있었지' 그러면서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영화 '살아남은 아이' 스틸
영화 '살아남은 아이' 스틸

'살아남은 아이'를 연출한 신동석 감독은 기현 역으로 처음부터 성유빈을 점찍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로서는 이보다 큰 극찬은 없지 않을까. 성유빈은 이 이야기에 부끄러워하면서도 솔직했다. "처음에 사무실에 가서 감독님을 뵙고 얘기하는데 감독님이 '너를 생각하며 썼다'는 얘기를 하셨다. 감사한 일인데 속으로는 '왜지?', '내가 뭐길래 어째서' 싶었다. 사실 저는 잘 모르겠더라. 잘 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감사드리기도 했고 좋았다. 그래서인지 캐릭터가 금방 와닿았다. 저와 비슷한 구석도 있는 것 같았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많이 신기했다."

그렇다면 신동석 감독의 제안이 그가 '살아남은 아이'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였을까. "우선 감독님이 '너를 생각하며 썼다'고 말씀해주시는데 버스도 아니고 유성급으로 저를 비행기 태워서 얘기 해주셨다. 또 시나리오도 너무 좋았고 캐릭터도 도전하고 싶었다. 감독님도 좋으셨기 때문에 안 할 수가 없었다. '힘들지 않겠냐'고 말씀하시기도 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신 감독의 걱정처럼 '살아남은 아이'는 열아홉 살의 성유빈이 표현해내기에는 다소 힘든 부분들이 많았다. 죽음, 학교 폭력, 일진 등 무거운 소재가 주를 이뤘기에 그에게도 이는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었을 터. 성유빈도 이에 대해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쉽지 않았다. 연기를 할 때 민감하거나 어려운 소재면 함부로 표현할 수가 없으니까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해놓고서도 맞나 싶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진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무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런 무리를 표현해야 하기도 했다. 조심스러운 건 표현했을 때 미화, 왜곡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기현이가 그럴 요소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함부로 표현할 수 없었다. 여러 입장이 있지 않나.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다만 어쨌든 연기는 연기고 그만큼 더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성유빈/사진=엣나인필름
성유빈/사진=엣나인필름

성유빈은 이런 기현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죽음이 등장하는 영화, 책을 무수히 많이 보며 참고했다. 신동석 감독과의 대화 역시 자신이 기현에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독님 이야기를 참고 많이 했다. 영화나 책에도 비슷한 맥락의 감정을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캐릭터들이 어떤 관계냐에 따라 슬픔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나. 그래서 상의를 많이 했다. 또 상상도 많이 하면서 '기현의 행동이 이 정도의 슬픔이겠구나' 가늠을 하긴 했다. 그래도 '맞게 표현됐나' 의문점이 남은 것은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도움이 된 책이나 영화가 있냐는 질문에 성유빈은 뚜렷하게 한 작품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듯이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사실 '어벤져스'도 사람이 죽지 않나. 하하. 특정 영화라기보다는 여러가지 죽음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고백해 아직 10대다운 천진난만함을 보여줬다.

한편 성유빈이 열연한 영화 '살아남은 아이'는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와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가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오늘(30일) 개봉.

([팝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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