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미스터 션샤인'이 마지막까지 불꽃으로 살다간 의병들의 이야기를 통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30일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이 대단원을 막을 내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에 이은 3연타석 홈런을 위해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김은숙 작가는 명실상부 국내 드라마 최고의 작가로 불리는 명작가. 그녀는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시티홀',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까지 작품마다 성공을 거뒀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태양의 후예'에 이어 지난해에는 '도깨비'를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 신드롬을 만들어낼 정도로 역대급 흥행을 이뤄냈다.
때문에 김은숙 작가의 신작 소식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수많은 팬들과 언론들은 들썩였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드라마는 '미스터 션샤인'. 일제강점기에 접어들기 직전 조선의 모습을 배경으로 삼아 멜로이지만 멜로만이 전부가 아닌 작품이었다. 기존에 김은숙 작가가 멜로 장르에서 탁월한 강점을 보이며 사랑을 받아왔던 것과 비교했을 때 다소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는 부분. 또한 우리에게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이지만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 소재였기에 많은 드라마 팬들은 놀라워했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공존하는 우려와 기대 속 '미스터 션샤인'을 역대급 성공작으로 이끌었다. 신미양요부터 일제강점기 직전까지의 조선의 역사를 실감나게 그리며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를 되짚었다. 그러면서 그런 조선을 살리기 위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병들의 모습은 진한 슬픔과 감동을 안겼다.
'미스터 션샤인'은 버릴 캐릭터가 하나 없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살아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미군이 돼 조선에 돌아온 유진 초이(이병헌 분), 조선 최고 사대부의 영애이지만 조선을 일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 대신 총을 든 고애신(김태리 분)은 물론 구동매(유연석 분), 쿠도 히나(김민정 분), 김희성(변요한 분) 등 캐릭터들은 모두 살아있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매력을 드러냈다.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고종(이승준 분), 이완익(김의성 분), 함안댁(이정은 분), 모리 타카시(김남희 분) 등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때로는 분노를, 때로는 가슴 아픈 슬픔을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버릴 인물이 하나 없었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김은숙 작가의 극본의 힘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볼 수밖에.
김은숙 작가는 의병들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그려내면서도 멜로 라인을 아름답게 덧입혔다. 유진 초이와 고애신의 사랑은 역사적 배경과 맞물려 더욱 애달팠고 그렇기에 더욱 아름다웠다. 결국 유진 초이와 고애신은 새드엔딩이 됐다. 유진 초이가 고애신을 구하며 목숨을 잃은 것.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건 나의 히스토리이자 나의 러브스토리요"라며 그녀를 위한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이 외에도 의병 활동을 하던 사람들 대부분은 일본군에 의해 숨을 거뒀다. 구동매, 김희성, 황은산(김갑수) 모두 최종 회에 사망했지만 이들의 죽음은 그 어느 때보다 의로웠다. 그리고 살아남은 고애신은 2년 뒤 만주에서 의병 활동을 이어하고 있었으며 유진 초이가 도움을 줬던 어린 아이 역시 1919년 성인으로 성장해 유진 초이를 이어 의병이 되며 일본에 굴복하지 않는 민초의 힘을 알렸다.
앞서 고애신은 신문으로 조선의 위기를 알리려는 김희성에게 "글의 힘을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외신에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기록을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 그 덕분에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알려질 수 있었던 것. 그 기록을 이어 받아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극본으로, 자신의 드라마로 우리의 역사를 알리는 힘을 발휘했다. 얼굴도, 이름도 없이 오로지 '의병'으로 불꽃처럼 살다 간 그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미스터 션샤인'이 김은숙 작가의 역대급 대작이라는 극찬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후속으로는 '나인룸'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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