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물괴’는 판타지가 아닌 리얼한 크리처 무비가 되고자 했다.
영화 ‘물괴’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험난한 도전이었다. 크리처 장르 불모지인 한국영화시장에서 실로 오랜만에 제작되는 크리처 영화였기에 높은 위험성이 뒤따랐다. 또한 이러한 장르를 사극이라는 장르와 교합시키는 도전도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기에 ‘물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허종호 감독은 이러한 리스크를 큰 프로젝트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중종 실록에서 짤막하게 등장하는 물괴에 대한 기록에서부터 출발해 상상력을 넓혀간 영화 ‘물괴’. 그 도전의 중심에는 허종호 감독이 있었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허종호 감독은 영화 ‘물괴’를 연출하며 느꼈던 부담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용기를 내게 된 이유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흥행을 보증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었던 크리처 영화. 허종호 감독은 이에 대해 “최근에는 만들어진 적이 없어서 모험일 수도 있고 또 하나는 걱정일 수도 있었다”고 말하며 영화를 만들며 안고 있었던 부담감 가득한 마음에 대해 털어놨다.
그럼에도 허종호 감독이 ‘물괴’를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허 감독은 “조선시대의 괴물이라는 소재가 매력적이었다”며 “그런 매력 때문에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얘기했다. 물론 큰 리스크를 가지고 있었지만 허종호 감독은 앞서 크리처 장르에 도전했던 선배 영화인들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앞선 도전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선배님들이 해주셨고 그래서 저도 흥망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국내 최초 사극 크리처 무비 ‘물괴’. 가장 중요했던 것은 당연히 ‘물괴’의 비주얼이었다. 해태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외양과 뜯어진 털과 수포로 가득해 보기만 하더라도 공포스러움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물괴’. 이러한 ‘물괴’의 비주얼을 만들어 가며 허종호 감독은 “판타지적인 크리처 장르가 아닌 리얼한 크리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얘기했다. 특히 그간 만들어졌던 크리처들과 같이 매끈한 피부가 아닌 털로 뒤덮여 있는 비주얼로 ‘물괴’를 완성시킨 것 역시 리얼한 부분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기도.
“조준방이라는 공간에서 물괴가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을 위해 크리처가 가진 기본적인 생물학적 개연성을 넣어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서 생물학적으로 포유류 안에서의 변형은 이해되는데 포유류와 파충류를 섞으면 판타지가 된다. 도마뱀에 날개가 있다면 판타지로 가더라. 물괴는 크리처 장르이지만 리얼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준방이라는 역사적 사실에서 상상력을 펼쳐내려다 보니 포유류로 설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려면 털이 있어야 했다. CG로는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털이 있어야 리얼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비주얼만을 리얼리티하게 구축한 것이 아니었다. 시대적 배경 역시도 최대한 탄탄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다큐멘터리처럼 철저하게 고증을 할 수 없는 장르는 아니었지만 허종호 감독은 “‘물괴’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중종 시절을 그려내기 위해 시대적 설명을 철저하게 풀어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괴’는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떠한 재난일 수도 있고 그 시대의 고난일 수도 있고 백성들이 겪었던 어려움들을 ‘물괴’라는 말로 했을 거라 생각한다. 혼란스럽고 전쟁도 많았던 그런 시대에 대한 것이 바탕이 되고 그런 시대 때문에 ‘물괴가 태어나게 된 거다’라는 설정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두운 배경에 대한 설명이 다소 장르의 색과 이질감이 느껴지게 만든다는 평도 존재했다. 특히 ‘물괴’의 존재 여부를 두고 벌이는 암투가 극의 초반을 채우다보니 사극스릴러적인 색채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허나 ‘물괴’의 존재여부를 두고 벌이는 인간들의 암투는 영화 ‘물괴’의 중요한 주제의식을 표현해내기 위한 장치였다. 허종호 감독은 이에 대해 “현 세상에서 어떠한 사회문제가 생긴다면 우선 ‘있다, 없다’의 문제가 되는 그런 현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실상과 허상을 두고 난립할 때 진짜 물괴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현실과 아주 밀접한 이야기로서 ‘물괴’를 그리고자 놀력했던 허종호 감독. 그런 허 감독의 뚝심 덕분이었을까. 영화 ‘물괴’는 크리처 장르라는 리스크가 큰 도전에 있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다소 스토리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물괴’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허종호 감독의 메시지는 무너지지 않고 영화의 중심을 오롯이 받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팝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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