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 사진=서보형 기자
최수종 /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왕이 아닌 아버지 최수종의 모습은 낯 서면서도 따뜻하고 포근했다.

대한민국 역사의 산증인 ‘최수종’. 우스갯소리처럼 하곤 했던 이 말이 내포하고 있었던 것 어쩌면 최수종이 가지는 현대 드라마에서의 고정화된 이미지였다. MBC ‘조선왕조 500년’의 대원군, KBS1 ‘태조 왕건’의 왕건, KBS2 ‘태양인 이제마’의 이제마, ‘해신’의 장보고, ‘대조영’의 대조영, ‘전우’의 이현중, ‘대왕의 꿈’의 김춘추, ‘불꽃속으로’의 박태형, ‘임진왜란 1592’의 이순신까지. 그간 맡아온 작품과 역할만 봐오더라도 사극과 역사적 인물들이 주를 이뤄왔고, 이로 인해 ‘최수종=사극’이라는 공식까지 생겨버리곤 했던 것이었다.

물론, 최수종이 늘 사극 연기만을 해왔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0년 12월에서 2011년 2월까지 방송된 KBS2 ‘프레지던트’에서 최수종은 대통령에 오르는 장일준 역을 연기했으며 2004년 방송된 MBC ‘장미의 전쟁’에서는 감성지수 100%의 황홀한 로맨티스트 박수철 역을 연기하기도 했었다. 그 이전의 작품들을 모두 종합한다면 오히려 최수종은 사극 작품들보다 현대극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쳤었다. 하지만 사극의 경우, 한 작품이 오랜 시간 방영되다보니 훨씬 더 대중들에게 더 강렬하게 인식이 돼버린 것. 그렇게 그는 대중들에게 순종을 잇는 마지막 왕 ‘최수종’이 되어있었다.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은 그렇기에 최수종에게는 새로운 변화였다. 그간 많은 작품들에서 왕, 장수, 대통령, 의사 등 거창한 직업과 계급을 연기해왔던 그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로의 변신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이미지였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KBS2 주말드라마에서 아버지라니. 전작 ‘아버지가 이상해’부터 ‘황금빛 내 인생’, ‘같이 살래요’ 까지, 김영철, 천호진, 유동근이라는 국민 아버지들을 배출해냈던 KBS2 주말드라마였기에 최수종의 아버지 변신은 더욱 기대를 모았었다. 특히 최수종이 그려내고 있는 강수일의 경우, 더욱 특징적인 드라마를 가지고 있었기에 과연 최수종이 어떤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사진=KBS2 '하나뿐인 내편' 방송화면캡처
사진=KBS2 '하나뿐인 내편' 방송화면캡처

그러한 와중 지난 9월 15일 첫 방송됐던 ‘하나뿐인 내편’. 과거 김영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을 때 저지른 강도 살인으로 오랫동안 자신의 딸 김도란(유이 분)에게 단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치지 못했던 강수일을 연기하는 최수종의 모습은 그간의 작품들에서 보여 왔던 그의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과거를 후회하고 참회하지만 떳떳하게 자식 앞에 나서지 못하는 강수일의 애절한 모습은 최수종의 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한 최근 방송에서는 여전히 딸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가슴 저릿한 부성애 연기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왕과 장수에서 한 딸의 아버지로 변신한 최수종은 그야말로 빛이 났다. 특히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한 인물의 깊은 내면을 표현해내는 모습은 최수종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하게끔 만들기도. 그 덕분일까. 첫 방송 당시 전국기준 21.2%(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하나뿐인 내편’은 지난 7일 29.4%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전작 ‘같이 살래요’가 매회 기록했던 30%대의 시청률에는 근접하지 못했지만 서서히 극의 전개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시청률 상승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하나뿐인 내편’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사실 이 드라마를 선택하기 전에 악역에 대해서 많은 섭외가 왔었다. 하지만 그 역할에 대한 당위성이 주어지지 않은 그냥 나쁜 사람이어서 선택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배역의 당위성도 주어지고 한 가정을 살리기 위해서 우발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불행의 길로 들어선 아버지에 매력을 느꼈다”고 얘기했던 최수종. 이러한 말과 같이 최수종은 자신이 이해하고 매력을 느꼈던 강수일 캐릭터를 매 전개에서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또 다른 ‘국민 아버지’의 탄생을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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