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구석1열 캡처
사진=JTBC 방구석1열 캡처

[헤럴드POP=장민혜 기자]정서경 작가가 박찬욱 감독의 차기 행보에 대해 귀띔했다.

26일 오후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박찬욱 감독 특집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다룬 영화는 '아가씨'였다. 박찬욱 감독의 요구사항 중에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류성희 감독은 "그런 게 몇 페이지마다 있다. 하정우 씨가 복숭아를 깨무는 순간 과즙이 터진다. 시나리오만 보면 그 정도로 추악해 보일지 몰랐다. 아름답게 묘사가 돼 있는데 거기서는 조금 더 터진다. 복숭아 그림에서는 물이 흐를 정도로 복숭아를 표현하라고 하더라. 하정우를 고문하는 에로틱한 기계도 고충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정서경 작가는 "매번 똑같은 고통을 줄 순 없다. 어떤 고통을 줘야 할까.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문스러워야 한다. 고문 도구를 보니 아이언 메이든이 있더라. 에로틱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걸 응용해서 묘사했는데 와닿지 않았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류성희 감독은 "여러 번 작업을 하다 보니 이 사람이 여기서 얼마나 신나게 썼는지 느껴지더라. 감독님의 요구는 남자들의 유희도구였던 침대가 고문기계로 변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님께 정말 나오냐고 하니까 나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의 인간적인 매력에 대해 정서경 작가는 "맛없는 음식은 안 드시고 안 웃긴 이야기는 안 한다. 웃어야 될 것 같은 이야기만 한다. 저희는 그냥 웃어요. 웃어드리고. 30분에 한 번씩은 정말 웃기다"라고 말했다. 류성희 감독은 "감독님 진짜 재미있다"라며 말을 더듬었다. 이에 변영주 감독은 "알았다"라고 말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올드보이' 이후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박찬욱 감독이 보여준 건 한국 영화계 젠더 감수성의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정서경 작가는 "'친절한 금자씨'를 듣고 이 캐릭터를 너무 쓰고 싶었다. 말하기 전에 행동하는 여성 캐릭터를 본 적 있던가. 이후에 나온 캐릭터도 비슷하다. '박쥐' 태주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아가씨'에서 잠깐 나오는 이모조차도 잊지 않게 된다. 그런 게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인 거 같다"라고 전했다.

임필성 감독은 "박 감독님의 내면은 잘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감독은 마초나 사나이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초기에도 힘들어했다. 그런 부분들이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넘어갔던 거 같다. 좋은 창작자는 그가 가진 젠더를 초월한다고 생각한다. 성별, 나이든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거. 류성희 감독이나 정서경 작가 같은 유능한 사람들의 재능을 끌어내는 것도 그렇다. 저는 '아가씨' 보고 코우즈키랑 감독님이랑 똑같다고 했다. 감독님이 머쓱해하더라. 그런 모습부터 김태리 모습까지 다 가진 감독이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세계관에 대해 정서경 작가는 "일관된 태도가 있는 거 같다. 주인공이 쉽게 행복해질 수 있지만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태도, 품위 있는 태도가 있는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주성철 편집장은 "박찬욱 감독 속 영화 인물들은 모두 죄가 있는 인물들인 거 같다. 박찬욱 감독이 죄의식을 그리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면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우스꽝스럽다. 웃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웃게 한다. '올드보이'에서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박찬욱 감독은 '박쥐'라는 영화로 그로테스크하고 파격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영화가 있나 싶었다"라고 전했다. 정서경 작가는 "'박쥐'는 감독님이 살면서 품어왔던 수많은 질문을 품어왔던 영화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님이 허탈해했다. '내가 이제 뭘 찍어야 하지?'라고 하더라. 그런 작품을 함께한 게 영광이었다"라고 밝혔다.

다음 행보에 대해 임필성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을 얼른 보고 싶다. 영국 가기 전 어느 술자리에서 감독님이 영국 가기 싫다고 했다. 고생길을 택했냐고 물으니 '원작이 너무 좋아서 다른 감독이 만든다면 가슴이 아플 거 같다'라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류성희 감독은 "감독님이 SF소설에도 관심이 많다. 미국에서 만든 SF영화, 한국에서 만든 SF영화 어떻게 만들지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정서경 작가는 "감독님이 영국에서 치정 멜로 이야기를 보내왔더라. 안 된다고 했다. '감독님도 멜로 못 쓰고, 저도 못 쓰는데 뭐가 되냐'라고 했다. 감독님이 자긴 된다고 하더라. 메일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시놉시스가 완성돼 가더라. 정통 멜로다. 배우들의 힘으로 끌고 가는 감정에 충실한 영화다. 고문 장면이 있을 수도 있을 거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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