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스페셜 캡처
사진=SBS 스페셜 캡처

[헤럴드POP=장민혜 기자]아이돌이 바라보는 아이돌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28일 밤 방송된 SBS 'SBS스페셜'에서는 '아이돌이 사는 세상-무대가 끝나고'에서는 자신의 꿈을 좇아 또래와 다른 삶을 사는 아이돌들의 인간적인 고민과 아이돌 활동을 마친 후 겪게 되는 현실적인 고민을 심도 있게 들여다봤다.

엠블랙 출신 천둥의 홀로서기도 공개됐다. 천둥은 엠블랙 계약 종료 이후 매니저 없이 홀로 활동 중이었다. 천둥은 "혼자 여행을 가려고 티켓팅을 할 때도 생소했다. 저희가 해외 공연을 간다고 하면 티켓이 다 준비됐다. 스케줄 차에 타면 매니저 형이 나눠주는 시스템이었는데 모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하는데 아무래도 아쉬웠다.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봤을 때는 '너 바보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 주니까"라고 털어놨다.

애프터스쿨 정아는 "어디를 가도 매니저가 함께였다. 매니저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라며 "(애프터스쿨 전에는) 연습생 9년, 10년 했다. 여기서 나가서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춤추고 노래하는 거밖에 없다. 회사를 들어갈 거냐, 어떤 전문적인 일을 할 거냐, 어떻게 하냐. 답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아이돌이란 거에 정아가 쏟아부은 시간은 17년이었다.

정아는 "정신적으로 엄청 건강한 사람이었는데 제가 약해진 거 같다. 애프터스쿨이라는 팀은 사람들이 알고 그랬는데 지금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구나 못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막막하더라"라고 밝혔다.

허영지는 "중간에 낌새가 느껴지지 않나. 두렵다기 보다 '어떻게 해야 되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언니들하고 있으면 보호받는 느낌이 들었고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내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엄청 슬펐다"라고 카라 해체 이후 소감을 털어놨다.

허영지는 "카라가 끝나고 잠깐의 기간에 멘붕이 와서 진짜 폭식증에 걸렸다. 정말 많이 먹었다. 배가 안 차더라. 제가 어떻게 했냐면 숙소 생활을 했다. 계속 뭔가를 먹어야 했고 먹으면 혼나니까 현관문 소리 안 나게 건전지 빼서 몰래 나와서 비 오는데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들키면 안 되니까 입에서 녹여먹었다. 그렇게 해서 막 울면서 먹었다. 팀이 없어졌는데 당연히 속상했다. 그 마음을 그때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라고 밝혔다.

아이돌 지망생과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지망생은 "연습시간은 많지만 공부하는 시간 줄다 보니 공부 중요성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걸 먼저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시험도 있다 보니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고민이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아이돌 지망생 부모는 "많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공부를 포기하는 게 과연 정답인가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학원에 다녀야 하고 소속사 들어가야 하고 들어가서 데뷔해야 한다. 데뷔하기도 힘들고 반짝할 수도 있는 거고 얘가 놓칠 수 있는 게 많다 보니 고민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배윤정은 "무조건 싶은 친구들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급하게 나가도 될까 싶은 불안한 친구들이 잘되는 경우도 있어서 정의를 못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배윤정은 "그 나이대 아이들하고 있으면서 배우는 게 있다. 일찍부터 사회에 뛰어들면 아이들이 기계가 되는 느낌이다. 아무것도 안 되는 시점에 가면 거기에서 절망을 더 하더라. 배운 건 춤, 노래밖에 없는데 가자니 너무 무모하고 그만두자니 여태껏 해 온 게 아까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애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매니지먼트 20년 차인 한 매니저는 "한 달에 나오는 팀이 80~100팀이 나온다. 방송사 페이스 타임이 있다. 음악 프로를 나가기 위해 담당 PD를 만나는 거다. 페이스 타임에 가면 100팀, 120팀 쫙 써 있다"라고 밝혔다.

배윤정은 "아이들의 앞날을 짚어줄만한 사람은 없다. 본인들이 선택한 거다. 본인이 선택해서 들어와서 안 된 걸 상의할 사람이 딱히 없다"라고 현실에 대해 말했다. 토니안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노력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운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가수 실력도 중요하고 회사 기획력도 중요하고 거기에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할 거냐는 질문에 가영은 "저는 20살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사는 게 어떨까. 최근 다른 일을 하고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 이것도 소소하게 행복하더라. 사회생활을 일찍 경험해서인지 아이돌을 해서인지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과연 그게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나이에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너무 빨리 겪은 건 아닐까 싶다.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라고 답했다.

수빈은 "저는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무조건 할 거 같다. 제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었다는 게 너무 중요한 점", 천둥은 "저는 할 거 같다. 힘든 일도 너무나도 많지만 좋은 추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거랑 맞바꿀 수 있는 추억이 또 있을까 싶다", 토니안은 "이 질문 많이 받았는데 무조건 다시 한다. 자유가 없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무대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체가 좋다"라고 말했다.

아이돌 지망생들에게 가영은 "자기 자신을 항상 먼저 생각하고 원하는 게 뭔지, 원하는 방향이 뭔지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돌뿐만 아니라 다른 세상도 넓게 바라보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남규리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좋겠네'는 아니면 좋겠다. 유명해지는 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명해지는 대신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은 훨씬 많다"라고 전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