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팝인터뷰②]에 이어) 정가영 감독의 출발선은 어디서부터였을까.

2014년 단편 ‘혀의 미래’를 발표하고 ‘내가 어때섷ㅎㅎ’(2015), ‘처음’(2015) 등의 단편 활동 이후 ‘비치온더비치’(2016)로 장편 데뷔를 이뤄낸 정가영 감독. 터부시 됐던 성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내면서 발칙한 웃음을 안겼던 ‘비치온더비치’는 단연 정가영 감독을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그런 정 감독은 두 번째 장편 ‘밤치기’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밤치기’를 통해 정가영 감독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고, 이러한 성과는 단편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정가영 감독 또한 시작을 영화감독으로 두지 않았다고. 최근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정가영 감독은 “원래 고등학교 때는 꿈이 ‘출발 비디오 여행’의 PD였다”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한 대학의 언론영상과로 진학을 하게 됐다는 정가영 감독. 하지만 정 감독은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을 준비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영화과가 떨어졌고 방송영상과로 지원해서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서도 영화를 조금 찍다가 1년 만에 그만두고 나왔다.”

영화 '밤치기' 스틸
영화 '밤치기' 스틸

이러한 이유에 대해 정가영 감독은 “적응을 못하기보다도 어느 새부터 학교에 안 가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냥 집에 누워있더라”며 “한예종은 등록금이 300만원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300만원으로 영화를 찍으면 될 텐데 하는 딜레마가 생기더라. 아이러니에 빠져서 그랬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한예종을 나와 소설과 음악을 썼다는 정가영 감독. “정말 진지하게 했는데 아무런 피드백이 없었다. 주위에 ‘소설 썼어. 읽어봐’ 하면 한 달 동안 답이 없다. 문학상, 공모전에 내도 답이 없고, 인디밴드 소속사에 음악을 돌려봐도 하나도 답이 없더라. 그래서 결국 포기했다. 하하.”

하지만 영화만은 달랐다. 정가영 감독은 “영화는 보내주면 '재밌다'라고 답이 금방 오더라”며 “그러다 단편 영화제에 진출하고 하니깐 힘을 얻었다”고 본격적으로 영화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덧붙여 정가영 감독은 “영화도 소설, 음악처럼 반응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할까 싶다”며 “지금도 영화를 찍고 하는 게 응원해주시고 재밌게 봐주시는 힘에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또한 단편영화가 영화제에 가게 된 것 역시 정가영 감독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 이때부터 “내 이야기가 재밌는 게 맞구나 싶은” 확신이 생겼다고.

영화 '밤치기' 스틸
영화 '밤치기' 스틸

그렇게 ‘비치온더비치’를 발표하고 ‘밤치기’를 통해 두 번째 장편으로 관객을 찾은 정가영 감독. 특히 ‘밤치기’ 연출 후 발표한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는 직접 배우 조인성이 목소리 출연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어떠한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정가영 감독은 “제가 영화 ‘더킹’을 보고난 다음부터 조인성 씨가 꿈에 계속 나왔었다”며 “그래서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라는 시나리오를 엄청 후루룩 쓰게 됐다. 그러고는 조인성 씨 소속사에 전화해서 조인성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면서 시나리오를 보내게 됐었다”고 얘기했다.

“소속사 쪽에서도 시나리오를 보내달라고 하길래 보내드렸다. 사실 저는 연락이 안 올 줄 알았다. 그냥 각본작업을 했다는 거에 행복했으면 됐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밤 11시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 전화를 받아보니깐 수화기에서 ‘감독님 저 조인성이에요. 시나리오 재밌게 읽었어요’라는 말이 흘러나오더라. 그러고는 정말 3일 동안 잠을 못 잤다. 붕 떠있고 설레고 불안했다. 작년, 나에게 있어 엄청 큰 추억이었다.”

그렇다면 정가영 감독은 앞으로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을까.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배우 이수경을 꼽으며 “굉장히 입체적이면서도 살아있는 듯한 연기를 하시더라.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세 번째 장편 이후부터는 직접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정가영 감독. 과연 변화하는 정가영 감독의 페르소나에는 어떤 얼굴이 등장하게 될까. 이에 대한 기대도 마지막으로 정가영 감독은 ‘밤치기’가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1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것에 대해 과연 관객들이 어떠한 이야기로서 ‘밤치기’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는 지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밤치기’는 재밌고 조금 신선한 얘기로 받아들여주시면 좋을 것 같다. 소규모로도 영화가 완성될 수 있는걸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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