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공대위가 남배우A 유죄판결에 대해 영화계 변화를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더 나은 영화현장을 위해 영화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 촬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2길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 바실리오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9월 13일, 대법원이 영화 촬영과정에서 발생한 서추행 사건의 남배우A(조덕제)에 대한 유죄를 확정한 것에 대해 해당 판결이 가지는 의의와 이후 영화 현장에서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 위한 대안을 나누는 자리로 이뤄졌다.

여성영화인모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찍는페미,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로 이루어진 남배우 A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은 남배우 A의 유죄 확정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2차 가해와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 의의, 영화계 변화를 위한 공동의 자세에 대해 돌아보는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남배우A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이 “다만 한 사람을 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해왔던 우리의 현장을 이제는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규명하며, “앞으로도 더 나은 현장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영화계 내외에서의 연대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덧붙여 안병호 위원장은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주저하면 현장은 바뀌지 않는다. 더 나은 현장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서 나은 현장에 대한 목소리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찍는페미의 안정윤은 “우리는 영화의 완성을 위한 부속이 아닌 ‘사람’이다”라며 “우리는 사람답게 일하기 위하여 성폭력 없는 안전한 영화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어 법무법인 안지희 변호사가 사건의 개요와 함께 남배우 A의 유죄 확정 이후 이뤄진 2차 가행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지희 변호사는 이날 남배우 A의 유죄 확정 이후 이뤄진 2차 가해 현황에 대해 1. 가해자와 가해자의 측근이 성폭력 사건에 관련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언론과 인터넷에 유포, 2. 가해자와 그 측근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피해자의 사생화을 왜곡하여 언론·인터넷에 유포, 3. 가해자의 저극적 언론 대응으로 인하여 사건이 필요 이상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것, 4. 가해자가 피해자를 비난하는 여론을 형성하고 확대, 5. 유죄판결 후에도 가해자가 인터넷 여론을 활용했단 점, 6. 언론의 가해자 문제제기 정당화 등을 제기했다.

이어 2차 가행에 대한 법적 방어수단 및 한계에 대해 일컬으며, 안지희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하고 지속, 반복적인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법안을 도입하여야 하며, 피해자를 둘러싼 여러 사실관계를 유포하는 행위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2차 가해 행위로 정의하여 규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차 가해에 대해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형사 처벌 규정을 두는 방향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언론사가 가해자의 주장만을 왜곡하여 보도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 경우, 정정보도청구나 민사소송 등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하는 무료법률서비스를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남순아 감독 /사진=헤럴드POP
남순아 감독 /사진=헤럴드POP

한국독립영화협회의 남순아 감독은 “제작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던 간에 폭력의 장면들이 ‘엑기스’라는 이름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됩니다”라며 “ 위험한 장면이나 민감할 수 있는 장면은 사전에 배우와 협의되어야 하며, 배우는 자신이 촬영할 장면에 대해 추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더 이상 배우가 촬영현장에 나와서야 자신이 찍게 될 장면을 알게 되거나, 사전에 협의했던 것과 다른 상황에 노출되는 것은 사라져야 합니다”라고 영화 현장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이재용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단 저희 업계에서도 상식과 룰이 있다”며 “예를 들어 액션이라던지 피해자의 일반적인 상황이 있을 경우에 절대적으로 상대 배우를 보호하는 게 1순위다. 경우에 따라서 액션은 배우 상호간에 합의를 해서 실제로 몸에 부상이 생기는 것을 감안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보호 장치가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연기를 한 신뢰와 서로에 대한 안전장치와 감독이 통제해야 하는 범위가 막연하고 모호한 상황에서 진행이 됐다. 제가 연기생활을 시작한지 36년째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여배우를 다뤄서 이런 식으로 연출하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얘기했다.

이재용 / 사진=헤럴드POP
이재용 / 사진=헤럴드POP

이어 이재용은 “여기에 사이비 언론이 개입한다. 제가 아는 지인이었고 한때는 선배였던 분이 개입했다. 영화에 관여했던 일부 몇 명이 이 이야기를 영화 소재로 만들자고 촬영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엄청난 공분을 했다. 이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제가 파악했다”며 “창작의 순수성이라든지 목적이라는 이유라도 여배우가 상처를 입도록 보호하지 않는 것은 연기라고 할 수 없다. 같은 배우 입장에서 언론이 이런 부분을 보도하는 데에 있어 냉혹하고 냉철하게 보도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이재용은 “여배우가 상처입고 폭행당하고 언론이 그 선정성에 기름을 끼얹으면 안 된다”며 “서로가 최소한 보호해주는 기본적인 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민정 / 사진=헤럴드POP
반민정 / 사진=헤럴드POP

마지막으로 반민정은 “이 자리에 나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라며 “제 사건의 처리만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저를 외면하는 영화계를 위해 제가 어떤 말을 한들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도 솔직히 있었습니다”고 밝히며, “그래도 저는 절망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보고 싶습니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습니다. 많이 지쳤고 정말 버겁습니다. 제가 왜 싸우는지, 왜 신상을 공개하며 발언하는지, 부디 영화계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좀 알아줬으면 합니다”라고 호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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