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률 감독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장률 감독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팝인터뷰①]에 이어) ※이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 속에 가득 차있는 웃음이다. 전작 ‘춘몽’을 통해서도 일상에서 길어낸 웃음으로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던 장률 감독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통해서도 특유의 웃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또한 영화가 가진 특별한 매력들도 존재한다. 바로 적재적소에서 등장하는 특별출연자들이다. 특히 이만희 감독의 유작 ‘삼포 가는 길’(1975)에서 등장하는 백화(문숙 분)가 언급되는 장면은 영화에 대한 사랑을 더욱 크게 심어놓는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장률 감독은 영화에 배우 문숙을 캐스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재작년에 ‘삼포 가는 길’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우연히 보게 됐다”며 “영화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 영화를 본 후 얼마 되지 않아 우연히 문숙 씨를 알게 됐다. 같이 술자리도 하고 하면서 어느 때는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가 됐다. 문숙 씨도 시간이 된다고 해서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어 장률 감독은 ‘삼포 가는 길’의 백화라는 이름을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속으로 옮겨온 이유에 대해 “고향을 잃은 인물들에 대한 부분이 저한테 와닿는 것들이 많았다”며 “그러다 백화는 어떻게 살고 있겠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고 얘기했다. “그렇다고 영화 속 백화가 ‘삼포 가는 길’의 백화라는 건 아니었다. 저 자신만의 이야기였다. 문숙 씨가 백화라는 이름을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 사실 이것도 아는 사람만 알지 다수는 모르지 않을까 싶다. 하하.”

장률 감독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장률 감독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또한 장률 감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 정은채, 윤제문, 이미숙, 한예리, 백현진 등의 인물들 또한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 그간 전작들에서도 남다른 특별출연진으로 눈길을 끌었던 장률 감독은 이처럼 많은 이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준동 대표는 워낙 친하고, 정은채 배우나 윤제문 배우도 다 사석에서 봤던 친구들이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장률 감독은 “사실 사석에서 ‘다음에 작품 같이 해야죠’하는 얘기들을 잘 한다”며 “술김에 인사말로 하는 말들인데 저는 시간이 지나도 그걸 진담으로 받아들인다”라고 얘기하며 웃음을 지었다. 덧붙여 장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전혀 연계가 없던 사람은 이미숙 씨 밖에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미숙 씨에게 진지하게 한 번 만나자고 했다. 옆에서 다 말렸다. 이런 영화에도 나오시지도 않는 분인데 과연 하겠느냐고 만류하더라. 그래도 제가 너무 팬이고 한 번 같이 커피라도 할 수 있는가 전해달라고 했는데 정말 자리에 딱 나오셨다. 그래서 하루 이틀 정도 도와주시면 어떻겠느냐 했는데 바로 하신다고 하더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우리 그 사람한테 ‘저 사람은 어렵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또 다른 면이 있다. 되게 부드러운 면도 많았다. 영화에 출연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이야기가 무르익어가던 시기, 영화 속 박해일이 연기한 윤영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말보다 촉각이 우선되고 마치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인물. 이는 다분히 시인과 같은 삶이었다. 이러한 윤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장률 감독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는 사람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관계없이 자기 리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장률 감독은 본인 또한 이러한 리듬을 가진 사람들에 관심이 간다고 얘기하며 “이러한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이상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나 자기의 리듬대로 한 발자국씩 가자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장률 감독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장률 감독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덧붙여 장률 감독은 배우 박해일 역시 이러한 리듬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얘기하며 “박해일이 저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같이 술을 자주 먹는데 박해일이 나한테 ‘감독님 이상한 사람인 거 같다’고 얘기하더라. 그럼 나도 ‘너가 더 이상해’라고 말한다. 하하.”

이어 장률 감독은 영화 속 ‘윤영’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에 대해 “함께 연세대에 재직하고 계시던 교수님 이름이 이윤영이었다”며 “처음에 이름을 보고는 여자 교수인가 했는데 남자 교수더라. 정말 이름이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수님한테 이름을 빌려달라고 하니 흔쾌히 알겠다고 하시더라”고 얘기했다. 영화 속 윤영이 낙빈왕의 ‘영아’를 부르는 장면에서 일어나 술자리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이름의 주인공 이윤영 교수.

덧붙여 장률 감독은 영화의 부제 ‘거위를 노래하다’를 넣은 이유에 대해 “‘윤영’이라는 이름을 ‘영아’라고 부르며 낙빈왕의 ‘영아’가 됐다”며 “그래서 시를 넣게 되고 부제까지 넣게 됐다”고 얘기하며 영화를 곱씹어보는 맛이 쏠쏠한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팝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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