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인희 기자]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이슈에 대한 입장을 냈다. 빅히트는 원폭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모든 책임은 소속사에 있다는 점을 밝혔다.
빅히트는 13일 공식 SNS에 ‘최근 방탄소년단에 제기된 이슈들에 대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빅히트는 본론에 앞서 최근 제기된 이슈 중 ▲당사 아티스트가 원자폭탄 이미지가 들어 있는 의상을 착용한 내용 ▲당사 아티스트가 과거 한국 내 잡지의 화보 촬영에서 나치의 문양이 들어 있는 모자를 착용한 내용 ▲당사 아티스트가 과거 참여했던 행사의 퍼포먼스에서 나치의 마크를 연상시키는 깃발을 흔들면서 공연을 했다는 내용 등 세 가지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빅히트는 이와 관련 “빅히트는 모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 있어 전쟁 및 원폭 등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하며,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게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치를 포함한 모든 전체주의, 극단적 정치적 성향을 띤 모든 단체 및 조직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한다”며 “이런 단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게 상처를 드릴 의도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폭 피해자 등에 대한 사과의 말도 덧붙였다. 빅히트는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해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가 들어 있는 의상을 착용하게 됐다”며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은 물론,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와 연계돼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나치 문양이 들어 있는 모자와 관련해서도 “일체의 의도성이 없었고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해 착용하게 된 것”이라며 “나치로 인해 피해를 입으셨던 분들게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은 물론, 당사 아티스트가 나치 이미지와 연계돼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 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기 사안에 대한 책임은 빅히트에 있으며, 당사 아티스트들은 많은 일정들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책임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10일 오후 돔 투어를 위해 일본으로 향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등은 트위터를 통해 비행기에 탑승한 사진을 공개하고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팬들에게 직접 인사도 건넸다.
일본 출국 직전까지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파장이 국내외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8일 일본 아사히TV 유력 음악 방송 프로그램인 '뮤직스테이션' 제작진이 "방탄소년단 멤버가 착용하고 있던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일으켰다"며 "그 옷을 착용한 의도를 물어보고 소속사와 협의를 진행한 끝에 결과적으로 이번 출연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 파장이 시작됐다. 직후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일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9일 예정된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출연을 기대한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사히TV가 언급했던 티셔츠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지난해 월드투어 때 입은 광복절 기념 디자인이 들어간 의상이다. 티셔츠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 원자폭탄이 터지는 장면의 흑백 사진과 함께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문구가 영문으로 새겨졌다. 지민의 '광복절 티셔츠'가 화제의 중심에 서면서 RM이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투사 분들께 감사한다. 대한독립만세"라는 글을 쓴 내용까지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 이슈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큰 파장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일본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이 '뮤직스테이션' 뿐만 아니라 NHK '홍백가합전' 출연 마저 불발됐다고 속보로 띄울 정도로 '광복절 티셔츠'에 대한 적지 않은 시선을 보였다. 이제는 '월드스타'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영향력이 한일 양국 간의 오래됐던 여러 과거사와 맞물리게 되면서 일본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 것. 심지어 일본 내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반일 활동을 하고 있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국내에서도 여론이 들끓었다. 오랜 기간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활동을 해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 일본이 방탄소년단의 방송 출연을 막고, 극우 매체에서 이런 상황을 보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본다. 오히려 전 세계의 젊은 팬들에게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요즘 일본 정부와 언론은 그야말로 매우 다급해 보인다. 이번 방탄소년단을 대하는 일본을 보며 '많이 쫄았구나'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내 정치권도 한일 과거사 문제와 엮인 'BTS 일본 방송 출연 불발'에 즉각 반응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는 구두논평을 통해 "일본 방송사가 정치적인 이유로 BTS의 출연을 막았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일본의 편협한 문화상대주의 및 자기중심적 역사 인식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등의 입장을 전했다.
미국 등 해외 언론도 BTS의 이번 이슈에 역시 큰 관심을 보이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BBC, CNN 등 여러 언론은 BTS의 '뮤직스테이션' 출연 불발에 대해 보도하며 일본의 식민 역사부터 최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까지 한국과 일본의 오래된 과거사들을 차례로 짚어냈다. 미국 빌보드 역시 "방탄소년단의 '뮤직스테이션' 출연 불발 이유는 지민의 '광복절 티셔츠' 문제 때문 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13일 방탄소년단에게 나치 모자를 썼다는 과거의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미국의 유대인 단체인 ‘사이먼 비젠탈 센터’는 “방탄소년단 멤버가 과거 나치 독일 문양을 장식한 모자를 쓰고, 콘서트에 나치 의상을 입고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와 함께 깃발을 흔들었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화보 촬영을 진행한 스타일리스트 김욱 실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치 장식 모자는 내 개인 소장품도, 방탄소년단 RM 소장품도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이은 논란에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고 '방탄소년단에게는 책임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며 상황을 정리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으며, 14일 한 차례 더 공연을 가진 후 쿄세라돔 오사카, 나고야돔,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에서 'LOVE YOURSELF' 일본 돔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