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팝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향기의 연기는 ‘혼자’가 아닌 ‘함께’였다.
영화 ‘영주’를 연출한 차성덕 감독은 “누구나 어른이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모든 성장에는 또한 애도가 따르는 법이다. ‘영주’가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를 끌어안은 채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 서글프지만 따듯한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김향기 분)이 사고를 낸 가해자 ‘상문’(유재명 분)의 가족을 만나며 그들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는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아이가 어떻게 어른으로 성장하는 지에 대한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가해자 가족에 대해 저주하고픈 마음과 그들 또한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양가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는 ‘영주’.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소녀의 모습은 배우 김향기를 만나 더욱 풍성하게 그려진다. 감정을 완전히 꺼내기보다 절제하며 관객에게 아슬아슬한 소녀의 감정을 전달해내는 김향기. 다시 한 번 그의 연기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지는 작품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김향기는 이런 소녀 ‘영주’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어떠한 고민의 과정을 거쳤을까.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김향기는 자신이 해석한 영주의 상황에 대해 “그런 상황을 맞이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피어나면 안 되는 감정들이 피어난다. 양가적인 마음이 극적으로 피어난다”고 설명하며 이를 바라보면서 “내가 하는 행동이 뭐가 옳은 행동이고 나쁜 행동이고를 떠나서 뭐가 진짜 삶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마음 한켠에는 자기도 모르는 찝찝함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그래서 온전한 행복의 감정을 지속하기에는 어렵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영주의 아이러니한 감정이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영주’를 연기하며 중점을 뒀던 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김향기는 자신의 해석 이전에 “작품 시나리오 자체 분위기가 여운이 깊게 남았다”면서 “그래서 시나리오가 담고 있는 걸 그대로 잘 표현하고자 했다”고 얘기하며 인물에 대해 깊게 생각했던 고민의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일단 시나리오를 많이 읽어보고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감독님께서 영주를 제일 잘 알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이 이미 시나리오에 처음부터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들었다. 그래서 충실하게 이 모습을 잘 표현하자라는 생각으로 대본을 읽었고 현장에 가서 느끼는 공기와 상대배우 분들과의 호흡과 장소의 공기를 직접 가서 느꼈다.”
이처럼 자신의 해석을 앞세우기보다 현장에서의 공기와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중요시 하면서 연기를 펼쳤다는 김향기. 그런 이유에서일까.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영주의 감정은 관객에게 더욱 강렬하고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김향기가 연기를 하며 가장 중심을 두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향기는 “상대배우와의 호흡”을 강조하며 나 자신이 튀기 보다는 모든 인물들이 한데 어울려져 감정을 쏟아낼 때 비로소 어떠한 연기적 강점이 살아난다고 얘기하며 그의 깊은 생각에 자연스럽게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항상 연기라는 게 혼자 아무리 잘하고 혼자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는 것보다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메시지. 줄거리를 포함해서 그리고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통해서 영화가 형성되고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만 뱉고 난 여기서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해야 중요한 부분들이 만들어지겠다는 생각보다 한 장소에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함께 생각하고 연기를 맞춰봤을 때 시너지가 생기는 감정이 드는 것 같다.”
([팝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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