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민혜 기자]'방구석1열'에서 2003년 4월 1일, 우리 곁을 떠난 배우 故 장국영을 추억했다.
14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故 장국영을 대표하는 두 작품 '아비정전'과 '해피투게더'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홍콩영화와 장국영을 사랑하는 주성철 편집장과 왕가위 감독의 30년 지기이자 '해피투게더'의 공동 프로듀서인 정태진 대표, 음악평론가 배순탁 작가가 함께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장국영을 좋아하게 된 데에 "'영웅본색' 한 장면이 떠오른다. 장국영을 형이 찾아오고 반가운 표정으로 뛰어가는 장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엔 간단한 지문으로만 적혀 있었는데 뛰어가는 장면을 보면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고 맑은 사람이면 저렇게 주인을 잃어버린 개처럼 뛰어갈까 하는 생각에 슬퍼진다"라고 털어놨다.
정태진 대표는 "왕가위 감독님께서 선물을 보내준 거다. 1999권 한정판 '화양영화' 한정판이다. 가위가 여러분한테 보내는 거다. 저는 매일 통화하면서 '가웨이'라고 한다. 왕가위는 장국영이 소개시켜줬다. '아비정전' 친분으로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장국영에 대해 정태진 대표는 "너무 아름다운 남자다. 조용하고 책 많이 읽고. 왕가위 감독과 케미컬이 비슷했다. 종신 씨 음악도 제가 국영이한테 전해 주기도 했다. 제가 015B 콘서트 때 제작자이기도 하다. 장국영은 한국 가수들을 다 신이라고 했다. 혼에서 다 우러나온다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정태진 대표는 "왕가위 감독이 장국영만큼 촬영하기 편한 배우가 없다고 하더라. 천재다. 남을 배려하는 성격이다. 작업을 할 때 국영이는 스태프들을 챙겼다. 노래 잘하고 예쁘고 잘하고 그런 배우는 100년에 1번 나올까 말까 한 배우"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영화를 보고 관람하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 옆을 슬쩍 봤는데 옆에 장만옥 배우가 앉았더라. 화면과 옆이 동시에 장만옥 배우였다. 감독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슬쩍 봤다. 그때의 기억은 3D 체험 같은 느낌이었다. 행복하다 생각하고 베를린 영화제에 갔다. 딤섭집에서 밥을 먹는데 장국영 배우가 들어오더라. 보는 순간 내 입 속에 있는 딤섬도 싫고 나도 흉했다"라고 털어놨다. 정태진 대표는 "그때 장국영과 들어간 사람이 저다"라고 덧붙였다. 변영주 감독은 "정말 얌전하고 낯가리고 이분은 모르는 사람은 잘 안 본다. 아름답고 후광이 있더라"라고 전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아비정전' 시작을 할 땐 장국영, 유덕화, 양조위가 균등한 비중이었다. 장국영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으면 다른 홍콩 배우들에 비해 버릴 작품이 없다. 이 작품에 올인하는 건 장국영이었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겠다. 왕가위 감독도 장국영에게 매료돼서 그 자체로 한 편이 된 게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정태진 대표는 '아비정전' 이후로 왕가위 감독과 유덕화가 촬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덕화는 대본이 없는 영화를 처음 찍었다. 왕가위는 대본이 없고 준비된 배우는 싫어한다. 달달 외워서 하는 건 가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배우 컨디션을 보고 결정한다. 돈을 들여서 세트 차려놨는데 배우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안 찍는다. 대사와 액션을 그날의 감정 가지고 찍는다. 실질적으로 그 사람 속의 영혼을 뭔지 알고 싶어한다. 반면 유덕화는 모든 시나리오대로 하는 타입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영화는 '해피투게더'였다. 정태진 대표는 "유럽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때 왕가위 감독이 비행기 안에서 '다음에는 게이 영화 한번 만들어볼까?' 하더라. '한국은 안 될 텐데'라고 했다. 양조위와 유덕화가 캐스팅돼 있었는데 왕가위 감독이 장국영으로 바꿨다"라고 털어놨다.
아르헨티나 아휘의 방에 대해 정태진 대표는 "벽이나 타일은 직접 붙인 것"이라며 "아휘의 방과 공동주방은 다른 곳"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진 대표는 "장숙평 씨가 세계적으로 상도 많이 받고 천재다. 장숙평과 왕가위의 혼이 담긴 영화다. 작품 구상부터 편집까지 공동 작업이다. 두 사람의 천재적임이 작은 그림 안에서 다 나온다"라고 밝혔다.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하는 장면에 대해 변영주 감독은 "과거와 현재일 수도 있고 과거가 연상되는 현재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스텝 프린팅은 저속 촬영을 한 다음 특정 부분을 연속 재생하는 기법이다. 왕가위 영화에서 이걸 이야기하냐면 이걸 가지고 이 사람은 감정을 만들어 냈다. 시간의 흐름에서 느껴지는 허무함이라거나 공간과 인물의 분리에서 이뤄지는 고독함, 그게 정적이진 않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해피투게더'에 대해 설명을 했고, 이 이야기를 들은 정태진 대표는 "'아비정전'에서 못 풀어놓은 걸 다른 영화에서 다 풀어놓고 있다는 변 감독의 이야기가 맞다"라고 말했다.
이구아수 폭포에 대해 정태진 대표는 "'해피투게더'의 요점이 이구아수 폭포다"라고 답했다. 배순탁 작가는 "이구아수 폭포가 합병(중국과 홍콩)의 기색을 뜻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있다"라고 말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장국영의 사망에 대해 "2003년 4월 1일, 이날이 만우절이었고 당시 홍콩에 사스가 확산되던 때였다. 슬픔이 배가 됐고 장례식장에 동료 배우들이 마스크를 쓰고 와서 더 슬펐다. 그날 기억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슬펐다"라고 말했다. 정태진 대표는 "지금도 그런 이야기하면 가슴이 아프다. 믿기지 않는 일이라는 게 있지 않나. 난 농담하는 줄 알았다. 사스를 뚫고 모든 사람들이 조문을 했을 때 '장국영은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배우였다'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반환된 홍콩, 홍콩 누아르의 인기도 죽었고 그 시기가 홍콩 영화가 다운되는 시기하고 비슷해졌다. 20세기와 21세기를 건너가는 지점이 문을 닫으며 홍콩영화는 우리에게 어떤 상징이 아닌 거다"라고 전했다.
정태진 대표는 "꿈속의 연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배우가 또 나올까"라고 장가위를 추억했다. 장국영 팬인 주성철 편집장은 "장국영이라고 하는 러닝타임 47년의 긴 영화를 본 느낌이다. 왕가위라는 클라이맥스를 찍었다. 내 죽음을 꼭 기억해 달라고 하듯 잊기 힘든 4월 1일이라는 엔딩을 찍고 떠났다. 장국영 이야기를 하는 게 슬펐다. 많은 사람이 장국영을 기억한다는 거로도 뿌듯한 시간이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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