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구스베이비' 포스터
사진=영화 '구스베이비'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아이들 때문에 끌려왔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영화 ‘구스베이비’에서 까칠한 구스 ‘잭’의 목소리를 연기하며, 첫 애니메이션 더빙에 도전한 전현무가 남긴 말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도 만족하면서 볼 수 있다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구스베이비’를 보다보면 이런 전현무의 호언장담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어린이 관객만을 대상으로 했을 것 같았던 ‘구스베이비’는 어른들이 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소 진부한 감은 있지만, 그럼에도 ‘구스베이비’는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의 오리지널 제작진들이 모두 뭉친 영화이니 만큼 그 특유의 감동이 풍성하게 살아있다.

이야기는 동화적 이야기의 전형성을 띤다. 자기 혼자밖에 모르던 안하무인의 싱글남 구스 ‘잭’이 하루아침에 아기 오리 남매의 엄마가 된다는 설정이다. 이후 ‘잭’은 일련의 가정을 거쳐 변화하고 성장한다. 그렇기에 다소 이야기 전개에서 진부한 감을 지워버릴 수는 없다. 그러나 남다른 영상미와 캐릭터들의 넘치는 매력은 ‘구스 베이비’의 이러한 진부함을 따뜻하게 감싼다. 특히나 어린이 영화 특유의 직접적인 교훈 전달이 녹아있지 않은 점도 ‘구스 베이비’의 장점이다. 덕분에 어른들 역시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사진=영화 '구스 베이비' 스틸
사진=영화 '구스 베이비' 스틸

다만, 우리말 더빙 버전에서 전현무가 ‘잭’의 더빙을 맡으면서 생기는 다소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아 존재한다. 첫 더빙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역량을 드러내 보이기는 하지만 전현무의 실제이미지와 캐릭터 ‘잭’의 이미지가 너무 동일하다 보니 영화 외적으로 개입되는 요소들이 많아진다. 마치 ‘잭’은 전현무의 애니메이션 버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전현무가 ‘구스 베이비’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어찌 보면 어른 관객들이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정말 의외의 존재감은 오리 남매의 누나 ‘오키’의 목소리를 연기하는 오마이걸 유아다. 유아의 목소리는 더빙 경력이 전혀 없는 아이돌 가수의 목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안정적인 발성과 연기가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기라성 같은 전문 성우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존재감이다. 짐승돌, 연기돌, 모델돌에 이어 오마이걸 유아는 ‘더빙돌’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유아의 다음 더빙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될 정도다. 더불어 ‘칼’의 목소리를 맡은 박성광의 연기도 오랜 더빙 경력만큼 남다른 안정감을 뽐낸다.

사진=영화 '구스 베이비' 스틸
사진=영화 '구스 베이비' 스틸

더빙진의 남다른 실력 외에도 ‘구스 베이비’를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바로 앞서 언급했던 화려한 영상미다. 독창적인 영상미로 큰 호평을 받았던 팀 존슨 감독의 ‘홈’을 제작했던 크리스토퍼 젠킨스 감독은 ‘구스 베이비’를 통해서도 남다른 영상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후기 인상주의를 떠올리며 디자인을 구상했다는 젠킨스 감독. 이는 ‘구스 베이비’ 속 생생한 색채와 이미지로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특히 극 중반 동굴에서 반딧불이 떼를 만나는 장면은 관객들의 시각적 즐거움을 높인다.

그렇게 화려한 볼거리와 더빙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관객들을 영화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구스 베이비’. 다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는 진부함이 묻어나오기는 하나 볼거리에서 흠은 없다. 특히나 영화 후반부에서 억지 감동 코드를 넣지 않고도 ‘구스 베이비’는 관객들의 마음에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추구한다. 이러한 따뜻한 힐링 가득한 이야기는 충분히 아이 관객들이나 어른 관객들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법하다.

갑작스럽게 두 오리 남매의 엄마가 되면서 성장하게 되는 싱글남 구스 ‘잭’.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혼자 사는 것보다는 모두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 ‘구스 베이비’다. 이처럼 따뜻한 감동과 메시지를 담은 ‘구스 베이비’가 기해년 새해, 관객들의 마음에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늘(16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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