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다 끝나고도 가슴 깊이 박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명대사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으로 온기를 전한 바 있는 이한 감독이 신작 ‘증인’을 통해 ‘진정한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증인’은 유력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살인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서 출발을 함에도 불구 기존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풀어나간다. 살인 사건에 출세가 걸린 변호사, 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인물이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것.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대전 수상작이 섬세한 이한 감독과 만났으니 스토리가 갖고 있는 힘이 굉장하다. 오랫동안 지켜온 신념을 버리고 속물이 되기로 한 ‘순호’가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접근했던 ‘지우’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면 질수록 관객들의 마음의 벽도 완전히 허물어진다.
무엇보다 이러한 감동의 스토리는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빛을 발한다. 정우성은 최근 펼쳤던 강렬한 카리스마를 벗고 실제 선한 그 모습 그대로 스크린에 담겼다. 힘을 뺀 정우성의 모습은 반갑기 그지없다.
또 김향기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자폐 소녀라는 민감한 캐릭터를 맡게 됐음에도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하는 것조차 편견일 수 있다는 일념하에 진정성을 갖고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손짓, 눈짓 등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생기를 불어넣었다.
‘순호’, ‘지우’라는 관계뿐만 아니라 ‘순호’, ‘순호’의 아버지 ‘길재’(박근형)의 관계 역시 따뜻함이 스며들게 만든다. ‘순호’의 오랜 친구 ‘수인’(송윤아)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관계에 있어서 소통은 존재하고,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이끈다. 여기에 이규형, 염혜란, 장영남, 박근형, 송윤아 등 배우들의 진심에서 우러나는 연기가 ‘증인’의 여운을 짙게 한다. 법정신에 있어서도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감독의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지우’의 좋은 사람이냐는 물음표가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는 순간은 눈시울이 절로 붉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먹먹하지만은 않다. 자폐 소녀를 이해하려는 ‘순호’의 노력에서 소소한 웃음코드가 들어갔다. 울컥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억지 신파가 없어 담백하다.
‘순호’에 이입해 사랑스러운 ‘지우’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잔잔하지만 울림은 커 ‘고요하지만 강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작품인 듯하다.
연출을 맡은 이한 감독은 “‘증인’은 서로 굉장히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소통해가는 영화다”며 “영화 속 인물들에 공감하고, 영화가 끝난 다음에는 그들에 대해 한 번쯤 떠올리고 생각해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무게를 덜어낸 정우성과 한층 더 깊어진 김향기의 만남이 관객들의 마음의 온도를 높일까. 개봉은 오늘(13일).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