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사냥개의 특성보다 전사에 대한 상상 많이 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경제 위기 속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아 얄미운 연기의 최고봉을 찍은 바 있는 배우 조우진이 신작 ‘돈’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캐릭터로 정의로운 연기를 펼쳤다. 더욱이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사냥개가 되기까지의 과정까지 파고들며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남다른 열정을 발휘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조우진은 ‘돈’이 돈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해볼 만큼 힘이 있으면서도 장르적인 재미가 있어 끌렸다고 털어놨다.
“작품을 고를 때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힘, 같이 하는 동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돈’의 경우는 캐릭터들의 돈을 바라보는 태도들이 다 달랐다. 돈이라는 소재를 갖고 인간들의 다양의 군상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더라. 캐릭터들 간 케미가 굉장했다. 또 돈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하면서도, 그것보다 더한 장르적 쾌감이 있었다.”
조우진은 극중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조사국 수석검사 ‘한지철’ 역을 맡았다. ‘한지철’은 뱀 같은 눈으로 부당한 작전의 냄새를 맡고 다니고,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아 일명 사냥개로 불리는 인물이다. 조우진은 사냥개라는 별명에 맞게 무언가 억지로 꾸미기보다는 왜 사냥개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캐릭터의 전사에 대한 상상을 펼쳤다.
“주인공 ‘조일현’(류준열)과 대척점에 있긴 해도 돈에 있어서는 가장 객관적인 시선을 가진 정의로운 인물로 생각했다. 사냥개라고 해서 센 호흡, 큰 행동거지 등 험악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닐 텐데 왜 사냥개로 돌변해버렸나를 생각해봤다. 그런 마음가짐, 태도를 많이 연구했다. 범죄가 지능화되고 세상이 나빠지면서 직업의식이 점점 더 치열해지지 않았을까 싶더라.”
이어 “사냥개가 된 배경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가정도 버릴 정도로 워커홀릭이지 않나. ‘번호표’(유지태)가 실체가 없으면서 신화적인 인물로 다뤄지는데, 그런 인물을 쫓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다. 실제 주변 워커홀릭인 분을 떠올리며 조금 더 입체화시켜 이혼 설정을 제안했다. 딸과 통화할 때 ‘잘난 새 아빠한테 사달라고 해’라고 언급하는데 돈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지철’의 무모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대사를 쳤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무엇보다 ‘한지철’이 영화 속 ‘조일현’에게 일침을 날릴 때 내뱉는 “니들 하는 짓이 도둑질, 사기랑 뭐가 다른데? 일한 만큼만 벌어”라는 대사는 ‘돈’의 명대사로 꼽히고 있다. 조우진은 해당 대사가 큰 숙제였다고 회상했다.
“‘일한 만큼만 벌어’라는 대사는 ‘한지철’의 정체성이자 우리 영화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데 바빴다면, 이 대사로 어떤 책무를 갖고 살아나가야 될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 전체에서 극적인 부분인 만큼 모두가 공을 많이 들였다. ‘조일현’이 조사를 받고 나와 차에 탈 때까지 롱테이크로 20번 넘게 촬영했다.”
그러면서 “들었던 말이라고 지겨워서도 안 되고, 심장에는 꽂혀야 하니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진짜 어려웠다. 큰 숙제 같은 대사였다. 스스로 많이 읊어보기도 하고,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조용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늘 치열했고, 열정적이었다. 감독님의 그림이 확실했기에 나 역시 아이디어를 선물처럼 많이 냈다. 현장에 갈 때마다 설레고, 기대됐다. ‘돈’에는 돈이라는 것이 사람을 어느 경지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그 감정선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배우들 케미 역시 재밌고, 미술, 음악이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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