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보이지 않는 믿음과 불신이 낳는 긴장감이 극한의 감정선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심리 스릴러를 만들어낸다.
영화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
매 순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스릴러물이다. 심장을 덜컹거리게 하는 공포는 아니지만 '진범'이라는 제목처럼 누가 진범인지 끊임없이 유추해나가는 과정 자체는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이 과정에서 믿음이 흔들려가는 주인공들의 혼란스러움은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다.
'진범'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송새벽과 유선이라는 두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열연이 가장 극대화돼 표현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송새벽은 아내를 잃은 아픔부터 혼란스러운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나기 위해 일주일 만에 7kg를 감량한 그의 노력은 의욕 없고 지친 영훈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유선은 용의자로 지목된 남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마지막까지 눈물 흘리지 않는 장면이 없을 정도로 감정을 쏟아냈지만 그것이 과하거나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눈물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높인다. 장혁진과 오민석 등의 연기력 역시 영화에 무게감을 더한다.
다만 '진범'은 끊임없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으로 약간의 혼란을 안길 여지가 존재한다. 또한 아내가 살해당한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거의 모든 이야기가 그려지기 때문에 반복되는 상황에 관객에 따라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진범'은 이 과정 자체가 사건을 푸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라는 지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특히 캐릭터들이 서로의 믿음이 흔들리는 부분은 지루해질 법할 때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다시 안기며 몰입감을 높인다.
'진범'은 올 여름 극장가에 처음 찾아오는 스릴러물이다. 여름하면 스릴러물이라는 공식이 있기 때문에 우선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이다. 웃음 코드는 하나 없지만 극한의 진지함은 더욱 짙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연출을 맡은 고정욱 감독은 "캐릭터들의 감정 표현이 제일 중요했다. 감정이 과하면 따라가기 힘들 수 있고 너무 앞서면 힌트가 될까 수위조절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가 '진범'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임을 암시했다. 이들의 감정선이 관객들의 감정도 자극할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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