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최대한 있는 그대로 연출하고 싶었다”
스턴트맨으로 시작해 무술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후 영화 ‘세븐 데이즈’, ‘용의자’, ‘살인자의 기억법’ 등을 통해 영화감독으로도 인정을 받은 원신연 감독이 신작 ‘봉오동 전투’를 통해 처음으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에 도전하게 됐다. 현재 ‘봉오동 전투’는 통쾌한 카타르시스와 묵직한 감동을 선사, 흥행 질주를 달리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원신연 감독은 승리의 역사를 다룬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며 최대한 있는 그대로 영화화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이유를 물어본다. 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렇게 뜨거운 승리의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 이제야 만든 게 카메라를 옆에 두고 사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이어 “홍범도 장군으로 알려진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많은 감독님들이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나도 애착을 갖고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살인자의 기억법’ 끝나고 실화를 근거로 하는 묵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갈증이 많이 컸다. 그 열망이 큰 시기라 ‘봉오동 전투’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봉오동 전투’는 기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과 달리 피해, 굴욕의 역사가 아닌 승리의 역사로 패러다임을 바꿔 흥미를 자극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일제강점기 하면 핍박당하고 굴욕적인 이야기들만 들어왔다.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바라보는 게 너무 중요하다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봉오동 전투’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봉오동 전투 관련 역사적 사료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에 원신연 감독은 그나마 남아있는 자료들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통해 최대한 사실대로 스크린에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될 수 있으면 있는 그대로에 가장 가까운 연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관련 역사적 사료가 정말 없다. 지금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때 기록들도 많은 분들이 애를 썼기 때문에 그 정도 남아있는 것이지 대부분 일제 중심이라 많이 남아 있을 수 없는 거다. 10개 퍼즐이 필요하다면 남아 있는 퍼즐은 반개도 안 되고, 남은 9개 반은 시대정신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다. 왜곡, 고증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정말 피나게 찾았다. 또 전문가들을 만나 시나리오를 드리고 잘못된 게 있으면 잡아달라고 부탁 드렸다.”
그러면서 “작은 거 하나도 신경 썼는데 그럼에도 비어있는 부분이 많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혹여나 역사적 오류가 있다면 발견해주시면 좋겠다. 승리의 전투의 숭고함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자료가 없다는 게 안타깝다. 후손분들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더 늦기 전에 우리 영화를 통해 세상 밖으로 더 많이 드러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원신연 감독은 액션에 일가견 있는 감독이지만, ‘봉오동 전투’만큼은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기록에 충실했다고 강조해 인상 깊었다.
“액션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액션 영화나 일반적 장르에서 액션을 연출할 때는 어떻게 하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액션을 만들 수 있을까 집중했다면, ‘봉오동 전투’의 경우는 기록의 액션이었다. 기록에 충실한 전투를 만들자 싶었다. 액션에 유려한 앵글은 없다. 될 수 있으면 조금 더 관조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다. 액션에 대해 아쉬워하실 수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볼수록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라는 단어도 어떻게 보면 일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지 않나. 우리가 저항했던, 저항의 시기였으니 일제저항기라고 부르고 싶다. 패러다임을 바꿔 피해, 굴욕의 역사만 있는 게 아니라 승리의 역사가 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 좋겠다. ‘봉오동 전투’를 통해 가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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