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차승원이 부성애를 안고 12년 만에 코미디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기자간담회가 열려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을 비롯해 이계벽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를 그린 영화. '럭키'로 690만 관객을 동원한 이계벽 감독과 코미디물 장인 차승원이 함께 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차승원은 외모는 완벽하지만 어딘가 살짝 부족한 남자이자 아빠 철수에 분했다. 정신지체장애를 겪고 있는 그이지만 그에게는 남모를 반전의 과거가 있다. 차승원은 그동안 '신라의 달밤'부터 '라이터를 겨카',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이장과 군수' 등을 통해 2000년대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단연 코미디물의 강자라 할 수 있는 인물. 그런 그가 12년 만에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코미디로 컴백했다. 차승원은 12년 만에 코미디물로 돌아온 것에 대해 "그동안 왜 안 했는지는 모르겠다. 들어왔던 작품 중 제 마음이 크게 동요되지 않았던 것도 있을 거다"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이어 "12년 만에 제가 좋아하는 장르인 코미디로 돌아왔는데 예전과는 결이 다르다. 나이를 먹다보니 제 사고방식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더라. 그래서 이런 걸 녹여낼 수 있는 코미디를 하면 어떨까 할 때 이 작품이 들어왔다. 끝부분에 이 사람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내용을 다루는 작품이라는 것을 봤을 때 '이걸 코미디로 풀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도 영화가 갖고 있는 따뜻함, 행복함이 더 우선이었기에 찍게 됐고 지금은 너무 만족스럽다"며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웃음장인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코미디물답게 차승원은 이번 작품에서 완벽하게 망가진다. 얼굴근육의 과다 사용으로 잘생긴 얼굴을 그야말로 막 쓰는 연기를 해내는 것. 차승원은 이런 노력들에 대해 "예전에 코미디 장르 영화를 많이 찍었을 때 외적인 변화를 많이 시도해봤었다. 파마머리나 오른쪽과 왼쪽 얼굴이 다르게 움직이는 표정 같은 경우는 단조롭고 단순한, 결핍이 있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과 상의하다 내린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 외에는 철수의 말투나 행동 등은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며 영화 속 철수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음을 알렸다.

사진=황지은 기자
사진=황지은 기자

다만 차승원의 연기는 단순히 웃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완전히 결을 달리 하는 내용 전개를 그리며 차승원의 보다 깊은 내면 연기를 요구해낸다. 그 역시 이 차이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차승원은 "전반부와 후반부, 회상에서의 철수의 삶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어가는 연기가 단절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민감한 사고이기도 하고 소방관이 누군가에게는 히어로인 사람이기에 그런 사람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어색하지 않게 앞뒤를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걱정도 했다. 촬영을 할 때에도 (마음이) 아팠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은 "철수 캐릭터를 히어로로 생각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소방관을 곁에 있는 히어로로 알고 계시니까 감정이입을 하셨던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니다. 다만 일반 시민들도 도와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소시민 히어로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바에 대해 밝혔다.

이 감독은 또한 영화에 대구지하철 참사 사건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전문화재단을 통해 실제 사고를 겪은 소방관 분들을 만나고 나서 영화를 안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 이후에는 되돌아갈 수 없었다. 죔스러웠지만 진솔하게 그리고 싶었다"는 진심을 드러냈다.

차승원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선사하지만 그 속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 한국 코미디의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파 요소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누구든 공감하고 누구나 울고 웃을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차승원의 12년 만의 코미디로의 귀환. 그의 진심이 추석 시즌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는 9월 11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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