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지선 기자]3년 만에 칼 갈고 돌아온 뮤지컬이 전율을 일으킨다. 섬뜩한 명작 '스위니토드'는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는 뮤지컬. 지난 8월 티켓 예매 이후, 2분 컷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으로 화제를 낳았던 화제작이 오는 15일 5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사회적 부조리를 재치 있는 비유를 통해 꼬집은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19세기 영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한때 아내와 딸을 보살피는 가장이자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바커가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스위니토드'로 개명한 후,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터핀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작품.
신춘수 프로듀서를 필두로 에릭 셰퍼 연출과 폴 드푸 무대 디자이너가 협업했고,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명성에 걸맞게 서사와 무대, 음악을 완성도 높게 구현했다. 이들이 빚어낸 긴장감은 연일 관객과 평단을 매혹시켰다.
고막이 찢길 듯한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막이 오르면 앙상블이 첫 넘버를 부른다. 앙상블의 비장한 목소리가 잦아들수록, 관객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극에 대한 기대감은 깊어진다. 영국 런던의 축축하고 음산한 분위기로 흠뻑 적신 무대는 낡은 고철 덩어리를 연상케한다. 서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러빗부인의 빵집과 서슬 퍼런 스위니토드의 복수극 무대가 되는 2층 이발소는 입체적인 공간 활용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화려한 스타 캐스팅 역시 화제됐다. '스위니토드 역'에 캐스팅된 홍광호는 광기어린 복수심을 표현했다. 홍광호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탁월한 기량으로 음악에 감정을 불어넣어 드라마틱한 무대를 완성했다. 특히 푼수끼 넘치는 귀여운 수다쟁이 '러빗부인'을 연기한 김지현과의 환상적인 호흡은 디테일한 감정 표현으로 관객들을 설득, 다소 과격한 복수마저도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든다.
다만 몇 장면에서는 여성을 향한 시선이 불편할 수 있다. 19세기 왜곡된 여성상이 그대로 반영되어 서사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그러나 극 속에서 영국의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당시 팽배했던 시대적 불안과 공포를 극적으로 구성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숙함을 기준으로 이분법적으로 단정 지어지는 여성상, 여성이 남성에게 귀속되어지는 형태의 사랑과 결혼 제도가 그렇다.
두 시간이 넘게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극은 기괴하다는 느낌까지 준다. 인육을 먹는다는 설정과, 사이코패스같은 캐릭터, 뒤틀린 남녀 관계에서 불구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향해 겨눈 칼날이 날카롭다. 탐욕과 복수, 광기와 거친 욕, 피 비린내로 가득한 작품이지만 작품 속 캐릭터들은 비극만을 상징하지 않는다.'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 '러빗부인'과 '토비아스', '조안나'와 '안소니' 등 등장인물들이 형성한 관계에서 주고받는 대사들이 때로는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와 관객의 마음을 보듬어준다.
그러면서 적재적소에 배치된 질펀한 유머 코드는 관객으로 하여금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대사 속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무대에 몰입하게 만든다. 현실감 넘치는 무대와 화려한 의상, 극적인 무대 연출이 역대급 라인업과 만나 턱 끝에 전율을 일게 한다.
이번 시즌에는 홍광호와 함께 조승우, 박은태가 주인공 '스위니토드 역'에 캐스팅됐다.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초호화 캐스팅이다. 특히 2007년 토비아스를 연기했던 홍광호는 '스위니토드'로 분해 환상적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조승우는 3년 만에 같은 역으로 돌아와 비장하게 복수의 칼날을 간다. 박은태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흡입력 있는 무대에 내공의 깊이를 더한다.
한편, '스위니토드'는 2020년 1월 2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5차 티켓 오픈은 오늘 (15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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