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공감되는 스토리에 기술적으로 새로운 시도 해보고 싶었다”
백두산 화산 폭발 소재를 따뜻한 인간미로 풀어나가며 한국형 재난물로 불리는 영화 ‘백두산’은 신작들의 공세에도 불구 흔들림 없는 흥행 질주를 이어가며 600만 관객을 돌파, 지난 2019년 연말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해당 영화는 이해준, 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해준, 김병서 감독은 ‘백두산’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줘 흥미로웠다.
이해준 감독은 그동안의 연출작들보다 더 장르적이면서도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에 ‘백두산’의 메가폰을 잡게 됐다.
“‘나의 독재자’를 끝내고 차기작은 다른 결의 영화를 다른 방식으로 찍고 싶었다. 조금 더 장르적이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줄 만한 소재를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이 먼저였던 것 같다. 그 욕망 하에 소재를 찾다 예전에 봤던 ‘백두산’ 관련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당시 백두산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화산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었다. 내 욕망에 부합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기술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어 “재난 영화를 왜 할까 생각해보면 스케일도 있지만,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영화도 ‘리준평’(이병헌), ‘조인창’(하정우)도 있지만, ‘강봉래’(마동석), ‘전유경’(전혜진), ‘최지영’(배수지)의 이야기도 같이 존재한다. 일상에서는 만날 리 없는 사람들이 재난을 통해 인연을 맺고 함께 극복해나가는 과정으로 발전하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백두산’은 재난물임에도 불구 쫄깃쫄깃하게 긴박감만 이어지지 않고 유머 요소가 곳곳에 배치, 웃음을 안겨주며 기존 재난물들과는 차별성을 뒀다.
“하정우가 말했듯 사람이 재난 속 24시간 내내 무겁게만 있을 수 없지 않나. 그런 접근이 생명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덕이 컸다. 사실 우리는 처음에 딱딱하게 접근했었는데 관객들이 웃을 여지들을 가져갈 수 있게 해준 건 이병헌부터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최지영 등 모든 배우의 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이해준)
“코믹 재난물이라고도 말씀해주시던데 새로운 장르를 본의 아니게 개척한 것 같아 남다른 감회가 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길 바랐기에 장르적인 익숙함이 분명히 있다. 완전히 전복하지는 못하더라도 새로움을 담고 싶었는데 그건 인물에서 오는 것 같았다. 재난의 무게감이 있지만, 그걸 막아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 인물들의 입체감에서 올 수 있는 새로움이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런 결들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김병서)
뿐만 아니라 이해준, 김병서 감독은 ‘김씨 표류기’, ‘나의 독재자’를 통해 연출, 촬영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런 두 사람이 ‘백두산’을 통해 함께 연출하게 됐다.
“이번 작업이 그 전에 해왔던 작업과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우리 스스로는 별반 차이를 못느꼈다. 그만큼 늘 해왔던 방식대로 했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둘 다 무전기를 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동시에 컷을 부르면 혼선을 줄 수 있으니 월, 수, 금에는 김병서 감독이, 화, 목, 토는 내가 컷을 부르는 차이를 뒀다. 그 외에는 다를 게 없었다.”(이해준)
“공동 연출을 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현장이 아니라도 사석에서 형(이해준)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자주 시간을 갖다 보니 서로의 작업이 마무리됐을 때 ‘다음에 같이 해보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 이번 작품의 경우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명제가 있는 만큼 그 도전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려면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합쳐서 시너지를 내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김병서)
더욱이 ‘백두산’은 지난 19일 개봉 후 1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이해준 감독은 “너무 감사하다. 아직은 손익분기점이 남아서 조금 더 긴장한 채로 지켜보고 있는데 무대인사에서 좋아해주는 관객들의 얼굴을 보면서 뭉클했다. 영화라는 작업은 시작과 끝에서 즐거움을 찾게 되는데 시작은 스스로 전작보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꿈을 꾼다면, 끝은 관객들을 만나는 순간이다. 그 덕에 고된 작업을 버티고 해내는 것 같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김병서 감독 역시 “크랭크업하고 후반작업도 빠듯해 개봉일까지도 쉼없이 달려온 것 같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고, 무사히 관객들을 찾아뵐 수 있어서 일단 감사하다.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나 홀로 집에’를 보면서 어린 시절 가족들과 극장에서 본 기억이 났다. 한 해를 정리하는 소중한 연말에 우리 영화를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백두산’은 재난에 앞에 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재난물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따뜻한 마음을 갖고 볼 수 있을 거다. 동시에 한국에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적 완성도에서 최선을 다해서 그런 부분의 좌표를 확인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4DX로도 상영하게 됐는데, 재관람한다면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하.”(이해준, 김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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