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사진=민선유기자
전여빈/사진=민선유기자

[헤럴드POP=천윤혜기자]"나무늘보 탈 쓰고 보다 자유로워짐을 느꼈어요."

전여빈의 상업영화 첫 주연작이었다. 그가 출연한 영화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 전여빈은 '해치지않아'를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과시하며 그동안 독립영화에서 보여줬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최근 전여빈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나 영화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작품은 '죄많은 소녀' 개봉 전에 감독님께 제안을 받았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저는 연기를 너무 하고 싶고 이왕 한다면 좋은 작품에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여전한데 사실 상업영화 주연을 처음 하게 됐다는 마음은 아예 없었다. 단지 개봉 준비 중 홍보하는 걸 보면 홍보의 과정이 다채롭고 다양한 방면으로 하니까 다가가는 규모가 확실히 독립영화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으로는 긴장도 되고 이제 정말 시작이고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해치지않아' 스틸
영화 '해치지않아' 스틸

전여빈이 '해치지않아'에서 맡은 사육사 해경은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 남친바라기이기도 하지만 낮에는 뜻하지 않게 나무늘보로 위장을 하는 인물이었다. 그것도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는 초자이언트 나무늘보.

그는 나무늘보 탈을 처음 봤을 당시에 대해 회상하면서는 "현장에 가서 나무늘보를 처음 봤는데 '나무늘보예요? 스타워즈의 츄바카인데'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감독님이 영화 속에 대사로 쓰시기도 했다. 실제로 나무늘보를 본 적은 없지만 영상에서 봤을 때에는 조그마한 동물이었는데 탈로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늘보와는 달라서 당황했지만 눈이 참 예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오 선배가 저를 보자마자 나무늘보를 닮았다고 하셨다.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 싶었는데 일단 감사하다고 했다 다들 닮았다. 성오 선배님한테도 '정말 닮았다. 탈 안 써도 될 것 같다'고 말했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전여빈이 표현한 나무늘보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움직임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그 역시 나무늘보의 이런 특성에 가장 집중해 연기를 차용했다고. "나무늘보를 찾아보다보면 정말 안 움직이는 동물이다. 그걸 보고 인내심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뭘 하려고 하지 말자. 나무늘보 같아 보여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자'는 생각을 했다. 고도의 멍 때림을 하려고 했다."

이어 "실제 저는 차분할 땐 차분한 편이기도 한데 속전속결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때부터 달리기만큼은 단거리랑 장거리 다 일등인 건 있었다. 그래도 추운 날 찍은 거라서 나무늘보의 느림과 포근함이 좋았고 답답함은 전혀 없었다"고 나무늘보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여빈/사진=민선유기자
전여빈/사진=민선유기자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 나무늘보의 좁은 행동반경으로 인해 역대급으로 편안한 촬영현장을 경험하게 됐음을 밝혔다. "정말 솔직히 표현하면 다행이다 싶었다. 수트가 10~15kg 됐다. 한겨울에 찍었는데 또 굉장히 추웠다. 그러다보니 털 입는 순간 따뜻했고 영규선생님이나 재홍 오빠, 성오 오빠, 소라는 더워서 힘들어했는데 저는 나무늘보 수트를 입었을 때에는 편안하고 따뜻해서 '올해 트렌드는 나야, 내 에코퍼'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그런 장난을 칠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은 액션에서 힘든 게 많았었을 텐데 저는 행동반경이 작았기 때문에 그런 거다."

아울러 "가장 오랫동안 매달린 시간이 얼마냐고 묻기도 하시는데 영화상에는 계속 매달려있는 거 같지데 현실적으로는 컷할 때까지다. 감독님이 배우들을 힘들게 하는 감독님이 아니셨다.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실질적으로는 어렵지 않았다. 또 영화 제작팀에서 모션 디렉터 팀을 마련해주셔서 배우들이 언제든 모션 액터에게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셨다. 서로 번갈아가면서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셔서 힘든 점이 없었다"며 손재곤 감독과 모션 디렉터 팀에게 연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너무 편해서 돈 받고 배우로서 일하는 직장에 온 건데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소풍 온 것 같았다. 전국의 동물원들을 다니고 숙소도 잘 마련해주셨고 다들 성격도 좋으니까 수트를 입고 앉아있다보면 '분장실의 강선생' 같은 콩트도 주고 받았다. 그러면 박영규 선생님은 노래를 불러주시고 재홍 오빠는 간식 가져와서 나눠주셨다. 하하"

전여빈은 해경을 연기할 때보다 나무늘보 탈을 썼을 때 더욱 자유로워짐을 느끼기까지 했음을 덧붙여 말했다. "아무래도 해경이 자체가 행동이 와일드한 친구는 아니었다. 행동을 특색 있게 보이는 친구는 아니었어서 해경을 했을 때에도 과장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조화로움이 목적이었다. 나무늘보를 썼을 때에는 귀여운 액팅이 나왔다. 나 전여빈으로 귀여운 척을 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나무늘보를 했을 때에는 괜찮았다. 전여빈이 해경으로 귀엽게 뛰라면 못 할 것 같았는데 나무늘보 탈을 쓰면 되는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자유로워졌음을 느꼈다."

한편 전여빈이 출연한 영화 '해치지않아'는 지난 15일 개봉했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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