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정한비 기자] 가수 혜은이가 인생 홀로서기에 나섰다.
29일 밤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가수 혜은이가 사랑과 이별, 홀로서기에 대해 털어놓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혜은이는 그를 대표하는 명곡 ‘감수광’으로도 유명한 고향 제주도를 찾았다. 옛 집터를 찾은 혜은이는 “아버지가 그 시절 대학도 나오신 영어 교사이셨는데 그만두시고 악극단을 차리셨다. 나는 거길 따라다니며 5살 때부터 노래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악인 김덕수와의 만남이 이어졌다. 혜은이 아버지의 악극단 영재 출신인 김덕수는 “대단하신 어른이었다”고 회상했다. 혜은이는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인해 극장에 오는 관객이 줄며 생활이 어려워진 찰나에 후배의 보증을 서시는 바람에 길거리로 나앉게 됐다. 그 후 병을 얻으셨고 내가 열 일곱에 가장이 되어 야간 업소에서 노래를 했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가수인 사촌 동생 김승미와 만나 속얘기를 털어놨다. 김승미는 전 남편인 김동현의 사업 실패와 법정 공방으로 인해 고생한 혜은이에 대해 “언니의 삶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인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혜은이는 “작은 아버지께서 집 담보로 대출을 받아주셨는데 결국 그 집을 못 찾아드린 상태로 돌아가셨다”며 “마음의 빚이 크다”고 말했다. 김승미는 “아버지는 언니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재고도 없이 도와주신 거다”라고 말했고 혜은이는 “집 걱정 보다 내 고생이 언제 끝날까 걱정하는 분이셨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30년을 고생하신 이유가 남의 이목 때문에 참은 건지, 자식과 남편 때문인지” 묻는 질문에 “처음엔 자식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 보면 남편이 잘 되겠지, 시작했으니 끝이 있겠다. 맨날 이렇게만 살겠나라는 생각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리고 참는 게 미덕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자기가 거쳐야 할 모든 삶을 다 지내야, 내 몫을 다 해야 편안한 일도 좋은 일도 생긴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지난 1년 사이 가장 힘든 시간이 될 지 모르겠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눈 닿는 모든 곳엔 봄꽃이 피었는데 난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작년에 전 남편 김동현이 참 많이 미안했다며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말을 하는 그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이제 엄마를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혜은이는 “내 인생이 참담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좀 더 깊이 얘기하자면… 내가 패배자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눈물 흘리며 “이혼한 지 10개월이 됐다. 친구 같은 이별이 됐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홀로 걸어갈 길이 두렵기도 하다. 기도가 아니었다면 나쁜 생각을 몇 번이나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다. 다른 상처도 많겠지만 엄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는 상처는 절대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민해경, 남궁옥분, 정덕희 등 절친한 동료들과 위안의 시간을 가졌다. 혜은이는 “늘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았다. 그러는 사이 제 인생은 뒤로 밀려나 빛을 잃어갔다. 누군가를 위해 살았지만 결국 혼자 남았다. 이제 남은 찌꺼기는 비우고 예쁜 것들로만 채울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저 혜은이 만의 삶을 위해 살 것이다. 다시 돌아올 나의 계절을 기다려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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