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1993년 데뷔한 김희선은 올해 연기 경력 27년차 배우가 됐다. 드라마 '프로포즈'(1997), '미스터Q'(1998), 토마토'(1999) 등 다수의 히트작을 탄생시키며 명실상부 90년대를 대표하는 톱여배우로 우뚝 섰다.
이후 김희선은 '신의'(2012), '앵그리맘'(2015), '품위있는 그녀'(2017), '나인룸'(2018) 등을 통해 기존에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SF 장르의 '앨리스'에서 1인 2역을 맡은 것 역시 그의 도전이었다.
지난 27일 김희선은 헤럴드POP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그간 보여준 작품 활동을 설명하듯 "늘 도전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다. 어떤 장르가 와도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극중 절절한 모성애를 가진 박진겸(주원 분)의 엄마 박선영과 똑부러지는 천재 물리학자 윤태이를 연기한 김희선. 두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감독님과 선영이의 모성애는 확실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약속했었다. 모성애가 있어야 진겸이도 왜 자기가 죽은 엄마를 위해 시간여행을 하면서 엄마를 구하려는지 의도가 보이기 때문에 모성애를 많이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태이는 시청자들이 시간여행, 양자역학, 평행세계 같은 어려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니까 함께 파헤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태이가 설명을 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특히 박선영 신을 촬영할 때는 초등학교 5학년, 12살 딸을 생각하며 연기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아이를 두고 엄마가 혼자 죽었을 때 연아(딸)를 생각하니 연기하기 전부터 계속 눈물이 나고 감정 컨트롤이 안 되더라. 감정이 너무 많이 나와서 촬영하기 전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가 하면 캠퍼스 신에서 대학원생 윤태이의 모습은 21년 전 드라마 '토마토'의 김희선과 똑같다는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김희선은 "20대를 연기할 때는 '토마토' 때 썼던 헤어밴드와 곱창밴드를 하고 나왔다. '토마토'를 보신 분들은 아실 수도 있는데, 제 '토마토'를 연상시켜드리려고 일부러 포인트를 준 거다. 근데 역시 20대로 돌아가긴 힘들더라. 그때는 목소리가 까랑까랑했는데 지금은 허스키해졌다"고 웃어보였다.
'앨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8~9개월의 긴 시간동안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한 만큼 돈독한 사이가 됐다고 했다.
또 호흡을 맞춘 주원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김희선은 "주원 씨는 누나한테 너무 잘한다. 참 착하고 성실한 친구다. 저를 챙겨줬다고 해서 이런 말은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게 있으면 항상 제 것도 만들어서 온다. 사소한 건데 너무 고맙더라. 제가 좀 힘들어하면 매니저에게 디저트도 사서 오라고 하고 그러더라. 촬영장이 아무리 힘들어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세트 이동시간에도 같이 감독님과 수다 떨면서 스트레스 풀고 그랬다. 지금도 촬영장이 그립다"라고 전했다.
데뷔 초부터 김희선에게 뒤따르는 수식어는 '예쁜 배우'였다. 하지만 그의 연기 경력이 쌓이고,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져, 요즘에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이 수두룩하다.
김희선은 '예쁘다'와 '믿보배' 타이틀 둘다 놓치고 싶지 않다며 "'예쁘다'는 말을 싫어하는 여배우가 있을까 싶고, '믿보배'는 배우로서 정말 듣고 싶은 말이다. '믿보배'는 있는데 '믿보예배'는 없지 않나. '믿고 보는 예쁜 배우' 하겠다"고 미소지었다.
20대부터 40대까지 긴 공백기없이 작품 활동을 한 배우로서 "현재가 가장 좋다"는 김희선은 "20대 때부터 배우 활동을 했는데 20대 때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연기를 하는 방향 이런 것에 조금 수동적으로 움직였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감독님이 원하지 않으면 포기한 부분이 많았다. 이제는 활동도 오래 하고 감독님들과 얘기도 많이 하다보니까 내 의견을 조금 더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많더라. 그래서 지금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이 시기가 정말 좋다"면서 "20대 때처럼 3-40대 일을 했으면 번아웃, 정말 하기 싫을 것 같다. 20대 때 멋모르고 그렇게 일을 해서 3-40대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작품을 고르면서 여유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끝으로 김희선은 "27년을 활동해보니까 내가 그려진 대로 그려지지 않는 게 인생이고 배우 활동이더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궁금하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들을 한결같이 보여주겠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하는 김희선이 되고 싶고, 끝까지 쭉 지금처럼 사랑받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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