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로도, 인간적으로도 고마운 작품”
지난 2018년 배우 오달수가 미투 의혹에 휩싸이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영화 ‘이웃사촌’이 드디어 개봉을 확정 지으며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성추문과 함께 활동을 중단했던 오달수 역시 ‘이웃사촌’을 통해 약 3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서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오달수는 두렵고 떨리지만, 영화에 대한 무한책임으로 대중 앞에 다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두렵고 떨리지만 ‘이웃사촌’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대중 앞에 다시 나서게 됐다. 내가 해야 될 몫이라고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의무감을 갖고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이웃사촌’은 이환경 감독의 7년만의 신작이다. 오달수는 이환경 감독과 ‘7번방의 선물’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오달수는 이환경 감독과는 감독과 배우 그 이상의 사이라고 애정을 뽐냈다.
“이환경 감독님과는 ‘7번방의 선물’을 같이 했었지만, 감독과 배우 사이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막걸리 마시다가 마지막에 ‘한 번 읽어보세요’라고 시나리오를 주시고 가는데 그 말이 ‘우리 같이 합시다’로 들리더라. 그렇다면 우리 사이에 무조건 해야 되는 게 맞는데 처음에는 고사했다. 초고는 전라도 사투리로 나와 있었는데, 전라도 사투리를 해야 한다는 걸 떠나 감성, 철학 이런 것들이 많이 배여 있어야 하는 역할이라 부담스러웠다. 혹시라도 내가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큰 누를 끼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어 “그런데 감독님께서 새롭게 시나리오를 고치셨다. 그런 상황에서는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시나리오까지 수정해주시니 열심히 해보자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달수는 극중 집 안에 갇힌 이웃사촌, 자택격리된 정치인 ‘의식’ 역을 맡았다. 정우가 연기한 ‘대권’의 도청 타깃이다. 이에 故 김대중 대통령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달수는 시대적인 배경만 다뤘을 뿐 정치 영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 상황 이런 걸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라 거의 80% 이상은 휴먼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대 정치 상황도 따로 연구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 세대들은 몸으로 다 느끼면서 지내왔기 때문이다. 그 시절 한 번쯤 거리 안 나가본 사람 없을 테고, 최루가스 냄새 안 맡아본 사람이 없을 거다. 그런 걸 경험하면서 지내온 시간들이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오달수가 기존에 많이 선보여온 웃음기는 빼고 진중한 연기를 펼친 만큼 오달수에게 있어서도 남다른 도전일 수밖에 없었을 터.
“감독님께서 오달수한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인터뷰하신 기사를 봤는데 촬영장에서도 틈만 나면 그 말씀을 하셨다. ‘안 웃겨도 되니깐 진지한 연기 실컷 해보셔라. 절대 부담 안 가지셔도 된다’고 격려를 해주셨다. 2시간 넘는 러닝타임에 너무도 진중하거나 무겁거나 하면 관객들이 견디기 힘들어하셨을 텐데 코믹 부분은 이웃집에서 도맡아 해주시니깐 부담이 덜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웃사촌’은 오달수의 미투 의혹 이후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지난 25일부터 공개, 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오달수는 개봉 자체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개봉도 불확실하다 보니 이번처럼 무한책임을 느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기자간담회 때도 말씀 드렸지만, 지금이라도 개봉하게 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웃사촌’은 내게 굉장히 특별한 작품이다. 배우로서 또 다른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제작자, 감독님, 배우들이 나를 원망해도 뭐할 텐데 따뜻하게 안아주셔서 참 고마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영화 속 내가 보여 불편한 관객들도 있겠지만, 안 보인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 것 같다. 그런 반응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겠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