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그룹 씨야로 데뷔해 애절한 가창력을 뽐내던 남규리는 이후 배우로 전향, 다양한 작품으로 시청자 및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묵묵하게 길을 갈고닦아 이제는 안정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한 남규리.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무렵 만나 결과적으로 많은 호평을 안겨준 MBC 드라마 '카이로스'가 자신에게도 '기회의 신' 같았다고 남규리는 표현했다.
최근 진행된 서면인터뷰를 통해 남규리는 '카이로스'와 강현채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소감과 여러 비하인드를 밝혔다.
남규리는 강현채 캐릭터에 대한 깊은 고민과 분석을 내놨다. 그는 "캐릭터 감정변화부터 폭이 참 다양했다. 일관성이 있는 듯 없는 듯 반전에 반전이 있었다. 제 스스로 현채라는 캐릭터를 합리화시키고 설득하는게 우선이었다"며 "현채는 사랑없이 자란 인물이다. 그래서 사랑도 모르고, 나쁜 게 나쁜 건 줄도 모른다. 현채가 되기 위해 현채의 서사를 만들었다. 저렇게까지 살게 된 이유. 불쌍한 여자다. 삶을 대하는 방법도, 무엇이 맞고 무엇이 진심인 건지도 모르는 여자"라고 설명했다.
소화가 쉽지 않은 캐릭터였음은 분명하다. 남규리는 그런 강현채 캐릭터에 대해 "저의 다양한 면을 꺼내서 하고 싶은 연기의 70%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접근법을 설명했다. 이어 "제 자신을 누구보다 믿어야 했다. 자존감이 높아야 두려움없이 강현채로 살 수 있겠다 생각했다"면서 "드러내놓고 악을 저지르며, 자극하고 짓밟는 악역이 아닌 너무나 정상적일 것 같은 여자가 저지르는 지극히 일상적인 연기. 그게 곧 강현채였고,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엔 정말 나쁜 악역으로 다가온 것 같다. 현채에겐 본인보다 소중한 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성록, 이세영, 안보현 등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남편 김서진 역을 맡은 신성록에 대해 남규리는 "선배님과 첫 촬영 때 기억이 난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감정에 몰입하고 있을 때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주시고 배려해 주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며 "서로 준비가 잘되어 있는 상태라 맞추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쇼윈도 부부라는 관계에 있어서 너무 친해지지않으려 노력했고,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춰진 것 같다. 역시 베테랑답게 매 장면 능숙하게 해내셔서 촬영이 편했다"고 칭찬했다.
안보현은 내연남 서도균 역을 맡아 합을 맞췄다. 남규리는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분이었다. 늘 열심히 준비해 오신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 감사했다"며 "안보현 씨와는 매 촬영이 재미있었다. 분명한 관계 설정이 된 사람이라 자주 촬영하다보니 편하기도 하고, 노력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 열정적인 측면에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안보현과는 격정적인 키스신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 남규리는 "대본에는 원래 없는 장면이었다"는 비화를 밝혔다. 그러면서 "키스씬이 없고 대사로 바로 건너 뛰었었는데, 감독님께서 둘의 관계에 좀 더 확실함을 주고싶어 (반농담으로) 콘티를 한달반을 만드셨다고 하셨다. 생각보다 진하게 나와서 놀랐다. 안보현씨가 몸 만드느라 고생했다. 오랜 시간 굶고, 운동만 했다. 앵글 바꿀 때도 계속 푸쉬업을 하셨다"고 전했다.
흐름상 함께 하는 장면이 많이 없던 이세영과도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았다. 이세영에 대해서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는 마음이었다"며 "세영씨는 너무 좋은 동료이고, 좋은 사람이었다. 너무 친해지고 싶은 배우였지만 역할상 함께 하는 씬이 한 씬 밖에 없었고, 또 감정적으로 관대해질 수 없는 관계라 아쉽다. 작품이 끝나고도 또 보고싶은 동생이자 저에겐 선배님이었다"고 덧붙였다.
입봉작 '카이로스'에서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을 선보이고 있는 박승우 감독과도 특별한 케미를 뽐냈다. 남규리는 "감독님과 현채의 감정선에 이야기를 나눌땐 굉장히 접점이 많았다. 디렉션과 액션이 합이 참 잘맞았던 감독님이었다"면서 "함께 하게되서 너무나 행복했고, 인간적으로도 많이 친해져서 또 작품을 꼭 함께 하는 그날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소시오패스 연기로 호평 받고 있는 남규리가 향후 얻고 싶은 수식어는 '믿을 수 있는 배우'라고. 그는 "어떤 캐릭터의 옷을 입혀도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한가지 옷이 아니라 무지개빛 컬러를 소화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변화에 대한 바람도 컸다. 그동안 많이 맡았던 무겁고 어두운 캐릭터 대신 밝은 캐릭터, 인간적 면모가 보이는 독창적인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는 남규리. 이 밖에 최근 예능 '온앤오프'에서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듯, 앞으로도 대중과 더 가깝게 소통할 계획이다.
"2020년은 카이로스로 정말 기회의 신이 와준 것 같아요. '슈가맨'을 통해 추억을 소환하고, 카이로스를 통해 내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었어요. '온앤오프'를 통해 대중과 한 층 가까워질 수 있었던 저에겐 또 다른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2021년은 한 발 더 나아가 저만의 긍정에너지와 저만의 분위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싶어요."
한편 남규리가 출연한 MBC 드라마 '카이로스' 최종회는 오늘(22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사진제공=남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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