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김태리가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많은 것을 배웠다.
지난 3일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김태리는 태양고 펜싱부에서 펜싱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하는 나희도를 연기하며 열정 가득하고 당찬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백이진(남주혁 분)과 서로를 응원하는, 사랑 그 이상의 감정을 나누며 절절한 로맨스를 그려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마지막회 전까지도 나희도와 백이진이 해피엔딩을 맞이할지 새드엔딩을 맞이할지 추측이 난무했던 바. 나희도와 백이진(백도 커플)의 애틋한 첫사랑은 아름다운 이별로 끝이 났다.
김태리는 '백도 커플'의 엔딩에 이목이 쏠린 것과 관련해 최근 헤럴드POP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 "둘의 모습이 너무 예뻤던 것 같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이야기라고 홍보를 했었는데 그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솔직히 이런 첫사랑 누가 가지고 있나 싶을 정도로 둘의 특별한 관계가 아름답게 그려져서 응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보면서 나희도가 너무 사랑스럽고 백이진도 너무 좋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가 엔딩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들 것 같다. 저는 초반부터 결말을 알고 있다보니 밝은 부분까지 너무 아련하고 슬프게 느껴졌다. 결말 보면서도 '아이고 슬프다', '가슴 아프다' 했다. 많이 사랑해주셔서 제가 다 죄송하다. 저도 슬프다"라고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에 아쉬움을 쏟아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첫 방송 이후 14회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 TV 드라마 화제성 부문 7주 연속 1위 등을 기록했다. 김태리는 이러한 인기에 대해 "예상 못했다. 초반에 드라마는 약간의 부가적인 재미가 있는데, 시청률 맞히기를 한다. 제작부가 돈을 걷고,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맞힌 사람에게 그 영광이 돌아간다. 근데 저는 터무니없이 못 맞혔다. 저는 이렇게 잘 나올지 몰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하면서 정말 놀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저는 결과를 크게 생각하면서 작품을 하는 편이 아니라서 엄청 바라는 건 없었는데, 이 작품은 겨울에 너무 힘들게 스태프들과 가족처럼 촬영했기 때문에 그게 시청률로 보답 아닌 보답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미스터 션샤인' 이후 약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태리는 차진 연기를 선보이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고, 또 한번 흥행에 성공했다. 김태리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나희도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점에 중점을 뒀을까. "대본을 읽었을 때 그냥 술술 읽혔다. 첫 대본 리딩 현장에 크게 준비해 가지 않았다. 긴장되는 상황인데 내 입 밖으로 나오는 게 희도처럼 느껴졌다. 이게 맞는 것 같더라. 즐거워서 점점 텐션이 높아지면서 방영분과 비슷하게 하고 나니까 이런 가닥으로 잡으면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놓치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는 김태리는 "희도의 트라우마, 엄마의 갈등, 금메달 박탈 사건을 겪으면서 제가 생각을 살짝 잘못했더라. 33살의 나로 생각했다. 되게 아쉬운 부분인데, 엄마랑 싸우는 장면에서 화를 내지 않고 슬퍼했다. 분노보단 슬픔이 더 큰 감정이었다. 사실 고등학생 희도는 슬픔 없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났었을 거다. 근데 제가 그걸 놓친 거다. 슬픔이 찰랑찰랑 거리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보니 많은 장면들이 너무 그쪽으로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정신 바짝 차리고 거기에 집중해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실제 펜싱선수 같았던 김태리는 펜싱 연습 과정에 대해 "레슨을 받았다. 초반에는 4개월 정도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매일 두 시간씩 했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잘하게 됐다. 몸도 만들어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 그때 워낙 정신이 건강한 상태여서 의욕도 너무 넘쳤고 에너지가 폭발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펜싱에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그랬으면 안됐더라. 촬영 때 쓸 걸 남겨뒀어야 했다. 펜싱을 하고 안 아픈데가 없고 근육통도 생겼다. 도수치료 가면 태릉에서 왔냐고 현역 선수들 몸 상태와 똑같다고 했다"고 노력을 알렸다.
고등학생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김태리는 "'내가 이걸 어떻게 해' 하는 부담감도 없었다. 그냥 했다. 일부러 톤을 높이거나 낮추지도 않았다. 진짜 나오는 대로 하니 너무 재밌더라. 희도는 정말 자유로운 아이였다. 저는 이 정도로 자유로운 캐릭터를 만난 적이 없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렇게까지 해도 된다고?' 했다. 절제할 게 없으니 정말 재밌었고 행복했다. 다행히 고등학생처럼 잘 봐주셔서 걱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교복을 입은 것에 대해 "스스로도 귀여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교복이 진짜 좋았다. 하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캐릭터가 완성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동복 입었을 때부터 교복을 벗을 때까지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김태리는 함께 호흡을 맞춘 남주혁을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주혁이가 오는 날에는 마음이 편했다. 주혁이와 연기할 생각하면 너무 재밌었다. 저와 다른 성향을 가진 걸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정말 잘한다' 생각이 들었다. 많이 배우면서 연기했다. 제일 크게 갖고 싶은 부분은 애드리브다. 주혁이가 임기응변에 능하다. 평소에 농담을 어떻게 하는지만 봐도 아는데, 0.1초만에 반응하는 속도를 보면 본래 위트 있는 친구다. 저는 그 유머러스함이 매력포인트이고 배우로서도 소중한 재료라고 생각한다"
이어 "그런 임기응변은 제가 따라갈 수가 없더라. 긴장되거나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상황 속에서도 발휘되더라. 저는 그런 상황이라면 머리가 백짓장처럼 하얘지는데 주혁이는 안 그렇더라. 주혁이는 늘 자기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 줄 아는 친구인 것 같더라. 마음 속은 흐트러져도 잘 잡는 친구더라. 대단한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보나(김지연), 이주명, 최현욱과의 호흡도 자랑했다 "지연이 같은 경우에는 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있었다. 촬영 전 펜싱을 같이 배우고 게임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서 촬영 들어갈 때 편했다. 얘가 어떤 아이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다각도로 탐구해서 알 수 있었다. 승완이나 현욱이는 찰영 전에 그럴 만한 시간이 없어서 촬영하면서 못 친해지면 어떡하지 하고 조금 무서웠는데 너무 큰 기우였다. 너무 잘해줘서 또래 친구들처럼 연기했던 것 같다. 촬영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그 캐릭터로 보여지는 것이 재밌고 즐거웠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렸다. 김태리에게 청춘의 모습은 어떨까. "저는 마음이 설레는 때는 다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누굴 만나려고 해도 '너무 좋다. 빨리 만났으면 좋겠어'고 설레는 그 모든 순간을 청춘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대를 청춘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제 20대는 너무 슬픈 일이지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늘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싸우고 내 자신과 답을 찾고 잠시 행복했다가 다시 또 고민하며 보냈다. 근데 내가 연기를 하면서 희도 만큼 100% 행복한 상태로 하진 않았지만, '난 아직도 이게 여전히 재밌다'라고 말하는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일을 일상처럼 해나가다가도 선배님들의 빛나는 연기를 보거나 무대 위에서 뭔가를 깨달을 때, 길을 가다가 뭐를 봤는데 영감을 받거나 하는 그런 순간들도 청춘인 것 같고, 되게 빛나는 순간들인 것 같다"
김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 드라마란 어떤 것인가, 로맨스 코미디란 어떤 것인가, 내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과 조심해야할 부분, 내가 끌고 가야할 부분이 어디까지인가를 배웠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태리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저희 아버지가 제가 초등학생 때 가정통신문의 부모가 원하는 장래희망 란에 직업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고 쓴 게 잊혀지지 않는다. 저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많은 것을 함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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