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PD와 작가가 드라마의 엄청난 인기에 기적을 맛봤다.

26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자간담회가 열려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 1회에서 0.94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였던 시청률은 '우영우' 신드롬을 낳으며 수직 상승했고 8회 시청률은 13.1%로 올랐다. 분당 최고 16.8%까지 치솟을 정도로 역대급 흥행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은 "당연히 6회까지는 사랑해주실 거라고 예상 못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방송을 시작했고 소재가 굉장히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 또 음식으로 따지자면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편이어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지만 초반부터 이런 반응이 올지 예상 못했다. 얼마 전에 고등학교 은사님이 문자를 주셔서 '아들이 재밌다고 해서 보는데 연출이 너더라' 하시더라. 울컥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고 인기 소감을 전했다.

문지원 작가도 "저에게도 연락되지 않았던 다양한 분들이 연락을 주고 계시다. 커피 사러 갔을 때 토론을 하고 계시고 버스를 타면 '우영우'를 보고 계시는 걸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웃었다.

문 작가는 이어 우영우와 엄마의 재회가 신파스럽게 흘러가지 않았던 측면에 대해서는 "출생의 비밀 코드를 넣겠다 했을 때 제작사에서 '괜찮은 거냐. 새롭고 신선한 드라마 해야 하는데 클리셰 장치를 가져오는 게 괜찮은가' 우려가 많으셨는데 영화를 해왔어서 드라마 문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다르게 해석된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유 감독은 우영우 패러디가 최근 등장하며 자폐를 희화하한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상생활에서나 유튜브에서 우영우의 캐릭터를 따라하셨던 분들이 자폐인들을 비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지는 않으셨을 거다. 본인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한번쯤 따라하고 싶지 않나. 그런데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가 하는 행동은 쌓아온 맥락 안에서 하는 건데 바깥에서 행동의 한 순간만을 하게 되면 또 다른 맥락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게 요새는 바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세상이다 보니 본인의 의도와 다른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분명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조심성을 가져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 감수성과 지금 시대의 감수성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누가 정해줘서 여기는 희화화고 패러디라고 정해지지는 않을 거다. 사회적인 합의나 시대적 감수성 차원에서 공론화되면서 기준점이 생겨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며 "박은빈 배우도 조심스러워했던 건 우영우의 연기는 극 바깥에서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박은빈 배우도 인터뷰 때 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시청자들이 어떻게 수용하고 즐기는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아니라 생각하고 드라마에 잘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등장시켰고 인기를 모으니까 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지혜로운 시청자분들이 토론이나 공감화를 통해 시대의 기준점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해 눈길을 모았다.

문 작가는 제목에 '이상한'이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는 "'이상한'이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이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의적 생각이나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힘이 이상함'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또한 "제 자신이 자폐 진단을 받거나 주변 지인 중에 있는 건 아니다. 관심을 가진 첫 계기는 스릴러 영화를 구상하다 자폐 목격자가 있으면 어떨까였다. 조사를 하다 보니 자폐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특성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닫고 놀랐다.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윤리의식이나 정의감, 올곧음, 지나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 기억력, 시각과 패턴으로 사고 하는 방식들이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강화되더라. 그런 부분에 호감 느끼고 매력있다고 느꼈다. 어두운 장르의 스릴러를 계획하다 '증인' 같은 영화가 나왔다"고 영화 '증인'에 이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자폐를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문 작가는 또한 "우영우도 드라마를 위해 창작자들이 창작한 캐릭터인 건 사실이다. 다만 자폐 스펙트럼인이라고 하기에는 개연성이 없거나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이세상 어딘가에는 우영우 같은 자폐인이 존재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긍정적인 모습이 많이 부각되는데 자폐를 공부하시는 교수님이 대본을 보시고 처음 하신 얘기가 장점 중심 접근을 하는 게 맘에 든다고 하셨다. 명과 암에서 암에 해당하는 부분이 강조됐다면 이분들이 가진 장점에 가까운 면들이 얼마나 흥미롭고 대단한지에 대해 지지한다고 해주셨다"며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장점에 집중한 것에 대해 밝혔다. 그러면서도 "불편하다고 할 수 있다. 변호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고 공감하고 작품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유 감독은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봤던 시청자 반응 중 가장 울컥했던 건 자폐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 올리신 거였다. 잘 그려도 속상할 것 같고 나쁘게 그려도 속상할 것 같아서 안 보려다가 박은빈 배우가 연기하는 자폐의 특성을 매력있게 봐준 부분이 나만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던 귀여움과 빛나는 부분들을 사회적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하시더라"고 했다.

이어 "촬영하다 울기도 했는데 그런 의도로 우영우를 그려나가는 것은 맞지만 우려했던 부분들, 대부분의 자폐인이나 가족들은 우영우같지 않기 때문에 겪는 일상 생활의 어려움이 있다. 그런 분들이 우영우를 보고 상대적으로 더 속상하시면 어쩌나 했다. 실제로 그런 분들도 있다는 걸 알았다. 우영우가 실제로 존재하냐, 자폐 스펙트럼 갖는 사람을 대표할 수 있냐 물으신다면 그렇지 않다고 본다. 자폐 스펙트럼은 천차만별의 양상을 가진 거고 누구도 대표할 수 없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전해 눈길을 모았다.

문 작가는 실제 자폐를 겪는 사람들의 시점에서 보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저도 불편했을 것 같다. 볼까 말까 고민도 많이 했을 것 같고 봐도 아무리 선의와 호의로 가득차 있어도 자폐 당사자거나 주변에 계신 분들에게는 복잡한 마음일 거다. 드라마가 잘 돼서 안 보고 싶어도 세상이 '우영우' 기 때문에 그분들의 심란한 기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 이런 걸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지는 않지만 저 또한 공감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폐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안 다루려고 한 건 아니다. 보여드리려고 애썼고 오히려 보여주다가 자폐인에게 상처를 줄까봐 고민을 하고 썼다. 그리고 사람들이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유가 불쌍하고 안쓰러워서가 아니라 사랑스럽고 씩씩하고 멋있어서 응원하기를 바랐다"고 말하기도.

문 작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다른 나라의 시청자분들을 만나는 걸 걱정했다. 대사 양이 많고 한국어로 된 말 맛을 살려야 전달되는 말장난도 많고 법적인 용어도 한국법과 세계의 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인기를 끌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신다면 재밌어서라고 생각한다. 창작자로서는 다른 사람들이 재밌게 봐준다는 게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 줄 알기에 뿌듯하다"고 했다.

유 감독은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한 적도 없다. 신기한 건 전편을 동시에 업로드하는 시리즈가 아니라 우리나라 스케줄대로 올라오는 드라마가 생중계되는 건데 해외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한가 싶기도 하다. 동시대에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계신가 하는 생각도 한다. '오징어게임'까지 될지는 모르겠다"고 겸손해했다.

유 감독은 차기 시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방송도 반이 남았고 시즌제가 돼서 2, 3가 나오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행복하지만 사업적이나 스케줄적으로 맞춰나갈 것들이 많아서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고는 있지만 우영우 월드에 대한 애정은 있다"고 말했다.

영우와 준호의 러브라인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다. 문 작가는 "자폐라는 이름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영우가 성장하는데 사랑하면서 그 사람을 자기의 세계에 초대하고 함께 발 맞출 수 있는 건 필수라고 봤다. 어떤 식으로 넣을지 고민이 많았다. 8회까지는 설레는 감정 위주에 집중한다면 후반부에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드러날 것 같다"고 해 눈길을 모았다.

유 감독은 박은빈 배우를 1년간 기다렸던 이유에 대해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했고 맣은 분들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우영우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았다. 박은빈 배우가 처음 검토하고 있다,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가 왔을 때에도 이건 (박은빈이)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어렵지 않나 했다. 박은빈 배우처럼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부담 가질 만한 배역이었다.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기다렸고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다시 한 번 박은빈 포에버라고 말하고 싶다"고 박은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은빈의 매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본을 읽었을 때 지금은 박은빈 배우의 목소리로 자동재생되지만 처음에는 영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막막했다. 대사의 양도 많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른 대사 방식, 반응 방식이 있어서 배우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는데 많은 대사의 양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배우가 가진 자기만의 색깔을 온전히 잡아먹지 않는, 배역마다 확 바뀌는 것처럼 보일 정도의 집중력이나 기본기를 가진 배우가 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타이틀롤인 이 정도의 비중을 소화하는 주인공으로서 누구나 납득할 만한 위치에 있는 배우로는 거의 유일했다고 본다"고 하기도.

또한 후반부 관전포인트에 대해서도 살짝 전했다. 유 감독은 "전반부가 우영우가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쪽에 무게중심이 실렸다면 후반부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어가는 과정, 어떤 게 훌륭한 변호사인가에 대한 영우 나름대로의 과정이 될 것 같다. 한바다 사람들의 캐릭터 안에서도 각자 고민을 맞닿뜨리고 변화하는 재미가 있으실 거다. 구교환 씨를 비롯해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배우들의 열연도 기대해달라"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예상 시청률에 대한 질문에는 "시청률은 지금까지 오는 동안도 전혀 예상해본 적이 없고 주식 오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만큼 올랐으니 주춤하면 어쩌지 하면서도 꿈꿔보지 못한 오름새라 이 시청률도 너무나 행복한 인기라고 생각한다"고 감동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ENA 채널에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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