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정일우가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뒤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꽃미남 라면가게', '해를 품은 달',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에서 활약해온 정일우가 영화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더욱이 이는 2007년 개봉한 '내 사랑' 이후 15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 특별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정일우는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캐릭터로는 영화 복귀를 하고 싶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하는 비슷한 캐릭터를 영화에서 한다는 건 배우로서 아닌 것 같았다. 더 롱런하고 배우로 발전하려면 계속 변화를 주면서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캐릭터가 10여년 동안 오지 않더라. 굉장히 하고 싶은 작품이 있기는 했는데 군 복무를 하면서 못하게 됐다. 인생은 타이밍 같은데 이번에 '고속도로 가족'을 만나게 됐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1시간 만에 다 읽었다. 바로 전화해서 하고 싶다고 했다. 일주일 뒤에 감독님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시간이 지옥 같았다. 막상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던 거다. 감독님 만나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감독님은 이미 하는 걸로 아시고 갖고 계신 생각과 계획을 설명해주셨고, 설득이 되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일우는 극중 유랑하듯 살아가는 가족의 가장 '기우'로 분했다.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휴게소를 전전하며 사는 가장 '기우'는 방문객들에게 2만원을 빌려가며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인물이다. 지금껏 정일우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로 극이 전개될수록 예측불가의 행동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낼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앞으로 이 정도의 캐릭터는 만나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캐릭터가 매력이 있었다. 어느 때보다 감독님을 자주 만나 치열하게 분석했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나 이런 아픔이 있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가지 형태로 아픔이 발현되지는 않음을 깨달았다. 초반에 일부러 더 행복하게 보여야 이후 아픔이 발현됐을 때 확 대비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감정의 밸런스도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갔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감정선 자체가 극으로 치닫기 때문에 나 또한 내 감정선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나를 테스트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내 끝이 어딘가 찾고 싶었다.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계속 외롭게 있으려고 했다. '기우'가 왜 이럴까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렇게 있는 상태 자체가 '기우'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 '기우'가 이해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기우'가 노숙을 하는 캐릭터인 만큼 '꽃미남의 대명사'인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서 외형적으로 완전히 망가지기도 했다.
"망가짐에 대한 걱정, 고민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 망가지고 싶었다. 2만원씩 동냥을 해와야 하는데 너무 거지꼴하면 안 빌려줄 것 같다고 감독님이 초반에는 더 멀쩡하게 나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머리나 수염은 두달 가량 건들지도 않아서 편했다. 눈 떠서 이만 닦고 나가고 그랬다. 휴게소에서 아무도 못알아보시더라. 나도 '기우'처럼 아무데나 널부러져있었다."
영화에서 만큼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공백이 길었다는 정일우. 기존 자신에 대한 틀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는 없겠지만, '고속도로 가족'을 계기로 한층 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런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었던 건 맞다고 생각은 한다. 재벌, 꽃미남 캐릭터들을 많이 하지 않았나. 특히 '윤호'가 그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그 작품들과 이미지가 있어서 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오랜 성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대중의 생각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보신 분들이 '이런 캐릭터를 선택한 정일우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정일우인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셔서 만족한다. 앞으로 장르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인물들에 과감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