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 전여빈/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전여빈이 '거미집'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영화 '죄 많은 소녀'로 주목받은 뒤 '낙원의 밤', '해치지않아',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 등을 통해 믿고 보는 대세 배우로 떠오른 전여빈이 신작 '거미집'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전여빈은 '거미집' 촬영현장에서 모든 걸 흡수하면서 배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전여빈은 '거미집' 개봉 전 '상견니'의 한국판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를 통해 사랑을 받았다. '너의 시간 속으로'를 공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거미집'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겹쳐서 촬영한 건 2~3개월이었다. 오픈까지 함께 하게 될지 몰랐는데, 설레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복합적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멋있는 일을 완성해냈고 그것들을 이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으니 크게 드는 마음은 감사함이다. 다른 누군가가 보면서 기뻐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 마음 자체가 감사한 것 같다."

전여빈은 '거미집'을 통해 올해 칸국제영화제에도 다녀왔다. '거미집'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것.

"칸에 가는 건 영화인들의 염원인데, 아무래도 칸영화제가 고향이신 (송)강호 선배님이 계셨기 때문에 친숙한 느낌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우리 팀원들끼리 잠깐 옆동네 영화 마을에 소풍 다녀온 기분이라 떨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약간의 긴장감은 있었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새로운 향기 같은게 느껴져 이런 세상이 있었네 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아이 같았다. 다만 양손을 잡아줄 부모님도, 친구도 있어서 마음껏 그곳을 즐기고 왔다."

영화 '거미집' 스틸
영화 '거미집' 스틸

무엇보다 전여빈에게는 '거미집'은 특별한 작업일 수밖에 없었다.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김지운 감독, 송강호와 의기투합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밀정', '인랑' 때 아르바이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김지운 감독님과는 연이 닿아있어서 좋은 영화계 선배님이라는 걸 인지한 상태였다. 하지만 감독님한테 디렉팅 받는 소통은 어떤 순간일지 궁금했고, 받고 싶은 바람 같은 건 있었다.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눈을 마주보고 에너지를 주고받는 건 꿈이었다. 그 꿈을 실현할 기회가 왔으니 스스로 마음을 강하게 먹자, 차분하게 갖자고 다짐했다. 최대한 후회하지 않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걸 꺼낼 수 있게 준비하자고 생각했다. 너무 존경하는 선배님이지만 배우 대 배우로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이어 "내가 존경하는 감독님, 선배님에게 실망감을 드리고 싶지 않았다. 개인으로서 큰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같이 연기할 때 설레고 들뜨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내가 굉장히 원해왔던, 영화적인 순간이니 오롯이 느끼고 더 표현해야지 했던 것 같다. 부담감으로 인해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되게 행복했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모든 걸 흡수하면서 배우고 싶은 현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배우 전여빈/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 전여빈/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작품. 전여빈은 극중 재촬영을 밀어붙이는 신성필림 후계자, 재정담당 신미도 역을 맡았다. 신미도는 숙모인 제작자 백회장(장영남)이 일본 출장 간 사이 김열 감독의 수정 대본을 읽고 걸작을 예감하고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유일한 인물로 촬영을 밀어붙인다. 이에 전여빈은 신미도의 직진 에너지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표현해냈다.

"미도를 처음 보고 떠오른 건 불도저였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위협이 되는 느낌이라기보다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 그 안에 있는 엔진만큼은 누구보다 강력한 이미지가 있었다. 감독님이 본인이 생각하는 캐릭터 시연을 해주시는데 감독님의 모습을 통해 힌트를 얻되, 나도 다소 욕심을 부린 건 미도의 열정이 사랑스러워 보였으면 했다. 드디어 사랑할 것을 만난 사람처럼 정말 퓨어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앙상블 영화인 만큼 현장에서 감각을 최대한 열어놓으려고 신경 썼다. 다른 배우들의 톤을 정말 열심히 지켜봤다. 어울리면서도 내 색깔을 제대로 살릴 수 있기 위해 노력했다."

전여빈은 '거미집'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자신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앙상블이 알록달록 향연을 이루는 영화를 찾았다면, 시네마에 목말라 있었다면 마음껏 반길 수 있을 것 같다. 피식피식 웃고 싶으시다면, 잔잔한 여운을 안고 싶으시다면 추천드린다. 나 역시 '거미집' 촬영을 할 때마다 느낀 건 조금 전과는 다른 내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확실히 1cm라도 더 커졌다. 표현의 진폭이건, 영감의 진폭이건, 삶의 진폭이건 조금 더 짙어지고 넓어졌구나 싶었다. 자기가 겪는 세상이 넓어질 때 큰 기쁨을 누리기도,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하는데 '거미집' 현장은 1분 전의 나와 다른 내가 된 그걸 많이 느낀 현장이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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