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마약 수사 실적을 위해 경찰이 故 이선균에게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6일 방송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배우 故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세상을 등지기까지 70일의 시간을 조명했다.
이번 마약 사건 최초 제보자는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유흥업소 종업원 김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해 9월 처음 신고했다고 했다. 하지만 "고 이선균의 이름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선균 튀어나오고 지드래곤 튀어나오고 하니 이런 애들은 묻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후 10월 김씨에 대한 수사 본격화 됐으나 첫 경찰조사가 끝난 후 3시간도 지나지 않아 톱스타 L씨에 대한 단독 기사가 나왔다. 해당 기사엔 L씨를 이선균으로 추측할 수 있는 정보도 있었다. 백민 변호사는 "내사는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하기 전에 풍문이나 제보를 받았을 때 그러한 혐의가 개연성 있는지 내부에서 조사하는 절차다. 이 사건은 입건이 되지 않은 내사 단계부터 관련자 진술이 언론에 알려졌다.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입수된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김씨에 대한 조사는 2주 동안 총 11차례 이뤄졌으며 그중 이선균에 관한 조사는 7차례, 경찰과 김모씨가 이선균의 이름을 언급한 건 196회였다. 현직 경찰은 잦은 횟수가 "이례적인 것"이라며 "이선균씨 사건은 사회적 이슈, 주목받는 사안인데 혐의 입증이 되든 안되든 빨리 결론을 내야하는 상황이라 무리하게 진행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선균이 언제 투약했는지 날짜 특정하지 못했고 경찰은 김씨 진술이 일관적이지 않음을 확인했음에도 이선균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후 이선균의 소변 간이 검사는 음성, 머리카락 긴급 정밀 감정 의뢰한 결과도 음성, 체모를 채취해 또다시 의뢰한 정밀 감정 결과까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현직 경찰은 "안나오면 수사의 끝이다. 언제까지 수사할 수는 없다. 수사라는 게 누군가를 괴롭히는 침익적 행위라 한계가 존재하기에 결론을 내는 게 맞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시기 수사대상에 올랐던 지드래곤에게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봤다. 배상훈 교수는 "지드래곤이 불송치가 되며 수사한 경찰들 입장에선 난감했을 것이다. 의욕을 갖고 크게 언론에 터뜨리며 지드래곤이라는 스타를 수사했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했고, 배한진 변호사는 "같이 수사선상에 올랐던 권지용씨는 불송치 결정이 되며 수사하는 입장에선 압박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과잉수사로 비칠 수 있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이선균은 이처럼 음성 판정을 받고도 12월 또다시 공개 소환됐고, 이선균 측은 3차 조사에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거부한 이유를 묻자 인천경찰청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노출 출석을 요출했으나 경찰은 지하를 통해 이동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극장식 수사'로 "수사기관 내부에 부족한 증거를 여론몰이를 통해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고 압박에 못이긴 수사 대상자가 자백을 하게 만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관련 기사는 하루에 100건 넘게 나왔고 이선균의 혐의를 단정짓는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받아야하지만 잘못을 했다는 게 판단되기까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 소위 여론몰이라고, 수사기관의 휘두르기를 통해 마녀사냥을 해나가고 하는 것들이 어떻게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고 이선균에게 19시간의 강도 높은 밤샘 조사가 이뤄졌던 3차 조사 중 공갈 협박 사건에 관한 조사는 단 1시간 30분에 그쳤다고. 인천경찰청은 "조사 당시 변호인 측에서 고인의 혐의에 대한 조사 및 공갈 사건에 대한 추가 피해 조사를 한번에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심야 조사는 고인의 동의와 변호인 참여 하에 진행됐다"고 해명했지만 배상훈 교수는 "다음에 또 소환할 거라는 느낌을 풍겼을 때 누구도 심야 조사에 동의 안할 수 없다"고 의견을 냈다.
이와 같이 3차례 망신주기식 공개수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수사기관 실적 경쟁이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닌지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이 마약 관련 수사 중 "연예인 없냐, VIP 파티 한다는 소식은 없는지 그런 이야기를 물어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희준 변호사는 "일반인에 대한 수사보다는 유명인들에 대해 처벌받게 했을 경우에 자기의 뚜렷한 실적이 되고 향후에도 어필할 수 있어 고과 점수에는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명인, 연예인에 대한 수사에 열을 올리고 그런 정보들을 취득하려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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