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배우 정우성은 40대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깊은 멜로를 선사했다. 딱 그 나이대에 맞는, 멜로킹의 귀환이었다.
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연출 김윤진)가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을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뤘다. 무려 13년 만에, 그것도 클래식 멜로로 돌아온 정우성은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우성은 "드라마를 일부러 외면한 건 아니었다. 영화 일정이 계속 있어서 드라마 할 시간이나 여력이 안 됐다. 드라마가 가진 정서적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고 맛본 시간이었다. 13년 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드라마였는데, 당시엔 드라마화하기엔 환경이 받쳐주지 못했다. 이런 장르에 관심 가져주셔서 하게 됐다"고 전했다.
원작은 30대 남성의 이야기이지만, 정우성은 극 중 차진우 역으로 40대 남성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냈다. "주인공의 나이대가 자연스레 높아져 내가 하지 말아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배우 정우성이기에 허락한다는 절대적 조건이 있었다. 원작이 그렇다고 해서 시청자들이 제가 연기하는 차진우를 그 나이대로 바라봐주진 않을 거다. 철저하게 제 물리적 나이를 인정했다."
이어 "나이대가 높아지면서 40대가 가진 사랑에 대한 생각은 다를 거로 생각했다. 첫 촬영 후 모니터링 했는데, 제 얼굴에 피로감이 느껴져 술과 회식을 끊었다. 처음 대본 리딩할 때 내레이션 음성을 찾기가 힘들기도 했다. 내 가슴을 후려쳤던 원작의 내레이션을 전달하고 싶었고, 연기할수록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수어와 눈빛만으로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 "수어도 하나의 언어이고, 표현 전달을 위해 얼굴 표정을 많이 써야 했다. 얼만큼 얼굴로 감정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 자제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수어는 방향이나 위치에 따라 뜻이 달라 배울수록 어렵더라. 매력적인 언어라고 생각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겨 배운 수어를 다시 해보려고 한다."
클래식 멜로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정우성은 "소수 감정을 이야기하는 멜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며 "천편일률적 로맨스가 많은데, 소수 감정을 이야기하는 멜로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세상에 나올 만한 드라마였고, 시간을 갖고 봐주셔서 감사했다. 물론 빠른 전개도 좋지만,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좋을 게 없다. 서사는 천천히 이루어지고, 삶 또한 그렇다"고 했다.
신현빈과의 호흡도 전했다. "정말 최고의 정모은이었다. 이성지수가 묘하게 감성지수보다 우위에 있더라. 착실한 동료였고, 굉장히 재미있었다. 회의할 때도 산발적으로 이야기하면 정리해 줬다. 영화에서 동성 배우들과 함께할 때 감정 밀도가 높아도 산만한 느낌인데, 신현빈은 안정감이 느껴졌다."
멜로 드라마 귀환에 성공한 정우성은 최근 영화 '서울의 봄'으로 천만 배우도 됐다. "천만 관객은 정말 관객들이 만들어준 거다. 시대 정서가 있었는데, 결핍된 정서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영화를 잘 만들어서 잘 됐다고 생각한 적 없다. 어떤 영화를 찍더라도 천만 관객이 넘길 바라거나 욕심낸 적은 없었다."
끝으로 정우성은 "올해는 잠깐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이제 쉴 때가 된 것 같다. 내가 일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늘 감사해했다. 내게 주어진 건 당연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여유를 가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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